[젊은 CEO 탐구] 순풍에 돛 단 한세실업…김익환式 전략 통했다
한세실업 부회장, 안정보단 '변화'
친환경 힘주고 첨단기술 등 도입
위기를 기회로…연매출 2조 눈앞
장지영 기자|2022/12/02 06:00
갭(GAP), H&M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한세실업은 올해로 40살이 된 탄탄한 기업이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회사와 나이가 엇비슷한 46세 젊은 오너 경영인인 김익환 부회장이다. 그가 이끌 한세실업의 앞으로의 100년은 어떨까. 아마도 김 부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안정보단 '변화'에 방향성이 맞춰질 것으로 짐작된다.
이는 지난 2년간 그가 회사를 이끌며 일궈온 성과들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김 부회장은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이는 '실적'과 '경영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고가 의류 판매 호조에…훨훨 나는 실적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올 들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중이다. 회사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41% 증가한 5883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6% 증가한 65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7802억원, 영업이익은 1701억원으로 이미 지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매출 1조6720억원, 영업이익 1067억원)을 넘어섰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고가 의류와 계약이 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외부 활동을 재개하면서 실내복 보다 단가가 높은 외출복 구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김익환 부회장은 누구…'혁신·새 먹거리'로 전열 정비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차남인 김익환 부회장은 2004년 한세실업 경영지원팀 대리로 입사해 R&D(연구개발) 부서장 등을 거친 뒤 2020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 회사의 지휘봉을 잡았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경영 운전대를 잡았지만, 김 부회장은 이러한 리스크를 기회로 바꿔 성공적으로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류산업 전체가 코로나19 타격으로 휘청이던 시기, 재빨리 마스크·방호복 등 개인보호장비 시장에 진출해 쏠쏠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 한세실업은 2020년 649억원, 2021년 10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암흑기를 비껴갔다.
김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기 시작하면서 한세실업에는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가 첨단 IT(정보기술) 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다.
김 부회장이 IT시스템 도입에 공을 들인 건 단순 업무로 직원들이 시간을 뺏기지 않고,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구체적으로 사이즈 라벨 부착 등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오던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끔 '자동 폴딩기'를 도입한 것과 외부로부터 반복적으로 받는 질문을 대신 답변할 수 있도록 '챗봇'을 적용한 것 등이 있다.
친환경 경영에도 힘을 주고 있다. 김 부회장의 주도로 국내 의류업계 최초로 VD(버추얼디자인) 전담팀을 설립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 팀은 3D(3차원) 디자인 기술을 활용해 가상 샘플을 제작, 불필요한 원단 폐기물 등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 밖에도 빗물 재활용을 위한 '빗물 저장 시스템'과 에어컨 대신 작업장 내 온도를 조절하는 '워터 쿨링 시스템' 등으로 물 사용량도 대폭 줄였다. 덕분에 시스템 구축 전인 2015년 대비 2020년 물 사용량은 8000만ℓ(리터) 이상, 유류 사용량은 14만ℓ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 20% 이상 감축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