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꾀한 SK그룹, 조대식 의장 4연임·부회장단 유임으로 ‘선택과 집중’

SK그룹 계열사 임원인사 발표
경기 불확실성 따른 경영 안정 추구
수펙스추구협, 5개 위원장 교체
부회장단 現 비즈니스 집중 주문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전념할 듯

이선영 기자|2022/12/01 18:09
SK그룹이 '안정 속 혁신'을 키워드로 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내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대식 의장이 4연임에 성공했다. 그룹의 부회장단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큰 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SK그룹 계열사들은 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도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전쟁 중 장수 바꾸지 않는다…조대식 의장 4연임
주목할 곳은 수펙스추구협의회다. 현재 의장인 조대식 의장이 4연임에 성공하며 리더십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조 의장은 지난 2017년 선임된 이후 2년 임기의 의장 자리를 4번째 이어가게 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 7개 위원회 가운데 5개 위원장은 교체됐다. 조 의장이 위원장인 전략위원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로 확대 개편됐으며, 조 의장이 위원장을 계속 맡게 된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은 윤진원 사장이 이어간다.

교체된 곳은 환경사업위원회, ICT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소설밸류(SV)위원회 등 5곳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위원장이던 환경사업위원회의 수장은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이어받는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SK스퀘어·하이닉스 부회장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으로 교체된다.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은 서진우 부회장에서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으로,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은 장동현 SK㈜ 부회장에서 이형희 사장으로, SV위원회 위원장은 이형희 사장에서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으로 각각 바뀐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관계사의 성장 스토리 실행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부회장단 유임, 글로벌 비즈니스로 '선택과 집중'
SK그룹의 부회장단은 모두 유임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들에게 현재 맡고 있는 비즈니스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 부회장단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SK그룹의 부회장단은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서진우 부회장, 장동현 부회장, 김준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 유정준 부회장, 박성욱 부회장 등 8명이다. 이 중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은 총 6명이다.

현재 서진우 부회장과 유정준 부회장은 각각 그룹의 중국,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장동현 부회장은 SK㈜의 투자사업, 사업 박정호 부회장은 ICT, 김준 부회장은 에너지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조율하고 지휘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SK E&S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던 유정준 부회장은 그룹의 북미 대외 협력 총괄 역할에만 집중하게 된다. 유 부회장은 그룹이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에너지·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다양한 투자사업들의 정책 개선 등 그룹 미주 사업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환경 아래 글로벌 확장 성장 노력이 세심하고 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부회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 관련 현업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룹의 지주사인 SK(주)에서는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무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관리 기능을 총괄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재무관리 뿐만 아니라 사업 시너지 제고 등 종합적 관점에서 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 사장에 박상규 SK네트웍스 총괄사장을,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에는 김철중 포트폴리오부문장을 승진 발령했다. SK E&S는 유정준 부회장과 추형욱 사장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추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SK네트웍스는 이호정 경영지원장을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 동시에 최성환 사업총괄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장남으로, 현재 SK네트웍스 개인 최대 주주다.

SK디스커버리는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SK케미칼은 안재현 SK디스커버리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