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한전아트센터 분할 매각 추진…주민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
전제 조건으로 '주민동의' 필요
대다수 주민들 반대 의견…매각 '빨간불' 켜져
기재부 "한전 결정 존중할 것" 방침
장예림 기자|2022/12/22 06:00
|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현재 한전아트센터 중 스포츠클럽과 공연장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한전은 기획재정부에 재무개선 방안으로 '한전아트센터 분할 매각' 의견을 전달했고, 그 전제조건으로 '주민동의'를 달았다. 한전아트센터가 설립 당시 주민 편의(기부) 시설로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이 한전아트센터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매각이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주민 기부 시설로 지어진 곳을 매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면서 "주민 동의를 받는다면 무조건 반대할 것이다. 이용요금이 오르는 등 여러 불편함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전아트센터는 2007년부터 한전이 직영운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예를 들어 스포츠클럽의 수영 강좌는 성인기준(한달) 6만6000원부터 가격이 책정돼 있다.
2001년 설립된 한전아트센터는 강남권 주요 문화예술시설로 본관·서초지사·전기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다. 대지면적과 건물면적이 각각 2만6300㎡와 6만2906㎡로, 이 중 스포츠클럽은 본관 2~3층에 위치해 있다. 스포츠클럽과 한전아트센터 공연장의 총 면적은 각각 3784㎡, 6160㎡다.
스포츠클럽에서는 골프·수영·필라테스를 비롯해 피트니스 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수능 특집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생활체육 기능은 물론 쉼터가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재단 스포츠클럽에서는 겨울방학 특강으로 레고로 배우는 코딩교실·영어 음악 놀이·어린이 독서토론·키즈 영어발레 등 어린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의 호응을 받아왔다.
|
그러나 한전이 역대 최악의 적자 위기를 맞고,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전은 사면초가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전아트센터 분할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기재부의 경영정상화 압박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지자체 및 주민이 동의를 하더라도 현재 위탁계약기간 및 매각 관련 절차 이행을 고려한다면, 2024년 이후에나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가를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한전아트센터의 분할 매각 가격은 수백억원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의 표준공시지가에 따르면 한전아트센터(서초
동 1355) 인근 상가지대의 공시지가는 ㎡당 대략 2275만원 안팎이다.
한전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시설물중 스포츠클럽 및 공연장에 대해 지자체 및 이용주민의 동의를 전제로,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매각 전제조건인 지자체 및 주민 동의방법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고 향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한전이 재무개선 방안 계획 중 하나로 분할 매각 방안을 전달한 만큼, 한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한전 공운위원회를 통과해 재무개선 방안 중 하나로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재부는 기관 자율매각 원칙이기 때문에 (한전아트센터 분할 매각이) 한전 이사회까지 통과한다면, 그 방향대로 결정하도록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