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K엔터 앞세워 ‘문화보국’ 꿈 이룬 이재현
한류전파 앞장 선 CJ 회장
CJ제일제당, 한식 매력 세계로 전파
만두 등 해외식품 매출 5조원 훌쩍
영화 '기생충' 성공 이끈 CJ ENM
글로벌엔터 '뚝심투자' 큰 결실 맺어
김지혜 기자|2022/12/28 06:00
이재현 CJ 회장의 이같은 꿈은 2002년 회장에 오른 지 20년 만에 현실이 됐다. 전세계인들이 '덤플링(Dumpling)'보다 '만두(Mandu)'란 말에 익숙해졌고, '기생충' 등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와 아카데미의 단골손님이 되면서다. K-푸드와 K-콘텐츠가 결합하니 파급력은 그 이상이다. CJ가 한류전파의 첨병역할을 하며 문화로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이뤄내고 있다.
◇K-푸드 세계화 첨병 CJ제일제당…한식의 매력을 세계 알리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 최전선에서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27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해외 식품 사업에서만 5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두'가 대표적인 메뉴다. CJ는 그동안 중국의 '덤플링'으로 통했던 만두를 한국어 'MANDU'로 표기해 지구촌에 '만두'를 각인시켰다. '식품사업은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도 뗐다. 2020년에는 '비비고 만두' 매출만 1조30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스포츠마케팅과 결합시켜 PGA투어 정규대회 '더 CJ 컵'에 한식브랜드 '비비고'가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최근에는 지난해 9월 미국 NBA 'LA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이번 시즌부터 선수들이 유니폼 왼쪽 가슴에 '비비고' 브랜드를 달고 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넥스트 비비고 만두' 발굴을 위해 글로벌 전략제품을 선정하고, 글로벌 시장에 K-푸드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요 제품은 만두와 치킨, 김치, 김, K-소스, 가공밥으로 시장잠재력·성장성·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역량을 보유한 카테고리를 선정했다.
◇기생충이 불러온 K-무비 신드롬…CJ ENM 전 부문 글로벌화 총력
실적이 중요한 산업계에서 문화사업은 마이너스다. 사업 특성상 투자 대비해 당장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CJ는 재계 순위 20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엔터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CJ ENM은 CJ제일제당과 함께 CJ의 주요 사업의 한축을 맡고 있다. 오너의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문화보국'의 일념으로 27년 동안 한우물을 파며 꾸준히 투자한 끝에 2020년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사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을 기록했고, 올해도 칸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등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CJ ENM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사업의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이재현 회장이 발표한 5개년 투자계획에서도 총 20조원 중 60%가 식문화를 포함한 문화산업에 집중돼 있다.
무엇보다 M&A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CJ ENM은 지난해 피프스시즌(구 엔데버콘텐트)을 인수한 데 이어 CJ ENM 스튜디오스,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을 차례로 설립하며 자체 제작 생태계를 확장했다. 또한 바이아컴CBS 등 글로벌 메이저 플랫폼 및 제작사와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성장을 위한 토대도 넓혀가고 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콘텐츠 공급을 넘어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OTT와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공동 기획 개발 중이다.
음악에서도 '세계 최대 K컬쳐 컨벤션&페스티벌'인 KCON(케이콘)을 2012년부터 계속해서 진행하며 K컬처 전파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는 단시간에 실적을 통한 결과를 내려하기 보단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화를 통해 서서히 침투하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이는 '문화가 미래 먹거리'란 이재현 회장의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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