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움직였다…새해 첫 투자처 ‘로봇’에 600억 쏜다

약 6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박지은 기자|2023/01/04 06:00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가 새해 첫 투자처로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낙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창업한 회사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팟'을 연상시키는 사족보행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3일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총 589억8208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약 600억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설자금 289억원, 운영자금 300억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보통주 194만200주가 신주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3만400원으로 결정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 자금 확보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새해 첫 투자처로 로봇 분야를 선택한데 주목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적 성숙도, 상용화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만드는 이족보행, 사족보행 로봇은 기계·모터·인공지능·배터리·산업 디자인 등 첨단 기술의 총 집결체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앞서 선보인 하반신 착용형 로봇 '젬스', 가정용 서비스 로봇 '핸디'보다 난이도가 높은 로봇이기도 하다.

여러 분야의 서비스 로봇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컨설팅 기업 '브랜드 에센스 마켓 리서치 앤 컨설팅'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352억 4000만 달러(약 44조 9662억원)로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21.9%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봇사업팀 인력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이 지난해 내내 예고(?)했던 인수합병(M&A) 목록에 로봇 기업은 없었다.

한편 삼성전자와 삼성넥스트, 삼성벤처투자에서 로봇 분야 투자를 이어왔다. 삼성넥스트는 '컨베리언트'(Covariant)와 인튜션 로보틱스(Intuituion robotics), 비케리우스(Vicarious) 등에 투자했다. 컨베리언트는 로봇용 만능 인공지능(AI) 개발기업, 인튜션 로보틱스는 AI 로봇, 비케리우스는 신경과학 기반 로봇용 AI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 2019년 미국 의료로봇 기업 '필로헬스'에 투자했다. 필로헬스는 약을 챙겨주는 로봇 '필로'를 개발한 회사다. 이후에는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엑스와이지'에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