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는 설명절의 ‘그늘’…가정폭력에 도심 연쇄 방화까지
반려견 문제로 아내 때려‥모친 살해 등 가정폭력 범죄 여전
청계천 일대서 연쇄 방화…음주운전에 1억원 상당 빈집털이
112신고 건수, 전년 대비 19.5% 증가…교통사고는 56.7%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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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첫 설 명절 연휴를 맞은 가운데 전국 곳곳에선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달았다. 설 연휴 기간 반려견 처리 문제를 두고 의견을 나누던 부부의 대화가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부모님 집을 방문하기 위해 집을 비웠다가 1억원 상당 빈집털이를 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112 신고 건수는 예년에 비해 20% 가량 증가했지만 교통사고는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내 때리고, 어머니 살해하고…비극 덮친 가정들
설 연휴 첫날을 앞둔 지난 20일 오후 8시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 빌라 4층에서 50대 남성이 아내를 때린 혐의(폭행)로 경찰에 체포됐다.
광주에서는 설 연휴 첫날인 21일 함께 사는 어머니를 살해한 40대 아들 C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이날 오전 1시께 광주 북부의 한 주택에서 60대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정신 질환을 앓아 경찰 조사에서도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만인 23일 C씨를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도심에 불지르고, 빈집털이·음주운전으로 사고까지
설날인 22일에는 서울 청계천 연쇄 방화 사건의 용의자가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께 강서구 방화동에서 50대 남성 D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남성은 이날 오전 1~2시 사이 중구 신당역 주변 주택가와 황학동, 창신동 등 3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이 불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D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같은 날 대구에선 현금 1억원이 사라진 '빈집털이'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22일 오후 10시5분께 신천동 한 아파트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피해 물품은 현금 1억2000여만 원과 명품 시계 등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현관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빈집에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에선 이날 30대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이 남성을 포함해 4명이 다쳤으며, 경찰 조사에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설 명절 작년 대비 일평균 112신고↑·교통사고 감소↓
경찰청이 이달 11일부터 24일까지 설 명절 종합치안활동을 전개한 결과, 예년과 비교해 올해 112 신고 건수는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통사고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각각 56.7%, 3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비교적 안정된 치안을 유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평온한 설 연휴 치안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앞으로도 안정된 치안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