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난방비 폭등에 한숨만 나오고 폐업 직전입니다”

소상공인들 "손님 없으면 가스비 아끼려 난방 안해"
소상공인 바우처 등 종합대책 시급

오세은 기자|2023/02/02 10:42
인천 강화도에 있는 카페와(왼쪽부터)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 모습./사진=오세은 기자
소상공인들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난방비까지 폭등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악화로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하락한데 반해 난방비는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 정부는 취약계층에게 에너지 바우처 제공, 요금 할인 등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령에 소상공인이 포함되지 않아 소상공인은 에너지 지원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업무난방용 가스 도매요금은 MJ(메가줄)당 34.69원으로 2021년 12월 대비 57.6% 올랐다.
2일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99%가 사업장 운영에 있어 난방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최근 에너지 비용 인상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 고용원의 유무, 사업기간의 장단과 무관하게 모든 소상공인에게 난방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매출 변동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5.1%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반면 같은 기간 난방비 변동을 묻는 질문에 96.9%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난방비 증가 수준은 10~30%가 40.2%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30~50%(31.3%), 50~70%(10.4%) 등의 순이었다. 2배 이상 늘었다는 응답도 6.4%에 달했다.

인천 강화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손실과 물가 인상으로 힘든 상황인데 지난해와 비교해 난방비가 50% 이상 폭등했다"며 "소상공인들을 위한 난방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계속 가스를 사용하면서 음식을 조리해야 하는데 손님이 없을 때는 가스비를 아끼기 위해 난방은 아예 안 한다. 추워도 폭등한 난방비에 어쩔 수 없다"며 "물가가 치솟으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난방비가 상상초월 폭등해 한숨만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영등포에서 고시원을 운영하고 있는 K씨는 "추운 날씨로 인해 난방을 안할 수도 없고 난방비 폭등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난방비에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가스와 전기는 소상공인 영업활동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에너지 비용 현실화에 따른 비용 부담뿐 아니라 상승분이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경우 결국 물가 상승과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가격 상승 부담에 따른 매출 감소로 경제 악순환 구조로 연결될 것이다. 소상공인 바우처, 요금 할인, 감면 등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