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올해 건설산업을 둘러싼 환경에 관한 소고(小考)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23/02/03 14:47
|
최근 세계은행은 세계경제 성장 전망률을 지난해 6월 전망치 3.0%보다 1.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전망률 1.7%는 최근 30년간 3번째로 낮은 수준의 전망치일 뿐만 아니라 OECD(2.2%)나 IMF(2.7%)보다도 낮다. 세계은행은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통화 긴축정책으로 선진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그 파급효과로 신흥국의 금융시장 및 재정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도 진행 중인데, 점도표 상의 기준금리 중간값은 5.1%로 금리 인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예상치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고점 전후로 경기 침체가 발생했는데 현재의 물가 수준이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생 가능성은 작지 않다.
또한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의 글로벌 조달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과 가격 변동성 확대도 세계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물가 상방 리스크와 미국의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수 위축이 본격화되며 연간 1.8%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26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은 -0.4%로 코로나 19가 대유행하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대외 여건 악화와 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국내 경기의 불황 국면 진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국내 건설산업은 단기간에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막고자,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을 위해 대출 및 세금 등 많은 규제를 5년 전 수준으로 되돌렸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화로 인해 중견 건설기업의 줄도산이 발생했던 2009~2011년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규제 완화와 자산시장 안정화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위기는 지속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는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향후 2년간 세계가 직면할 최대 위협 요인으로 생계비 급증과 에너지 공급 위기를 꼽았다. 반면에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할 요인으로는 기후변화 대응, 자연재해 발생 등 환경 관련 분야가 많다. 시기별로 다른 위협 요인은 결국 기업의 대응이 차별화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건설기업도 다르지 않다.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2023년을 대비하고 향후 산업의 지형을 바꿀 요인에 대비하는 준비가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