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比 싼 신축아파트 거래속출…분양=시세차익 옛말

고금리에 집값 하락세 영향 여전
작년 하반기 20곳, 지난달에만 11곳
수도권 1억, 지방 2억 이상 낮게 팔려

이철현 기자|2023/02/05 16:55
서울 잠실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정재훈 기자 hoon79@
분양가를 밑도는 신축 아파트 거래가 속출하면서 분양이 곧 시세차익을 보장한다는 공식이 깨졌다.

5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 등에 따르면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7~12월) 분양가 대비 떨어진 가격에 거래된 단지는 20곳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11개 단지로 벌써 지난해 하반기 대비 50%를 넘었다.

대구 달성군 '화원신일해피트리꿈의숲' 전용면적 84㎡(21층)는 지난달 3일 2억73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는 2020년 8월 3억9800만원에 분양됐다. 분양 후 2년 5개월 만에 분양가 대비 1억2500만원 낮아진 가격에 매매된 것이다. 분양 당시 37가구 모집에 193명이 몰려 5.2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고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앞서 같은 2일 거래된 울산 울주군 'e편한세상울산역어반스퀘어' 전용 84㎡(3층)는 2021년 3월 분양가 4억200만원 대비 6200만원 떨어진 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경우 청약 당시 11가구 모집에 627명이 몰려 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단지에서도 분양가 대비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인천 서구 '북청라하우스토리' 전용 59㎡(8층)는 2020년 6월 3억1850만원에 분양됐다. 하지만 집값 하락기 시기를 맞으면서 지난달 30일 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인천 중구 '운서SK뷰스카이시티2차' 전용 78㎡(18층)도 2020년 7월 분양가 3억7500만원을 기록했지만 현재 2250만원 떨어진 3억5250만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경기 파주시 '파주연풍양우내안애에코하임' 전용 59㎡(15층) 역시 2020년 3월 분양가 2억2800만원 대비 2300만원 낮은 금액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하반기로 확대하면 1억 이상 낮아진 금액에 팔린 주택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 시흥에서는 '시흥센트럴헤센' 전용 59㎡(4층)의 경우 분양가 4억2000만원에 비해 무려 1억4000만원이나 떨어진 2억8000만원에 거래가 된 기록이 있다.

서울에서도 지난해 8월 강북구 '칸타빌수유팰리스' 전용 20㎡(3층)가 분양가 2억18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지방의 경우 2억원 이상 떨어진 금액에 거래된 곳도 있다.광주 서구 '금호지구대광로제비앙' 전용 84㎡(10층)은 최초 분양가가 6억5850만원이었다. 이후 지난해 7월 2억3700만원 낮은 4억2150만원에 팔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작년부터 집값이 조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부족한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지방의 일부 단지는 고분양가를 책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