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도시철도업계의 ‘어르신 탓’

이철현 기자|2023/02/24 06:00
이철현 건설부동산부 기자
전국 도시철도업체와 해당 지자체가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비용 보전을 촉구하며 중앙정부에서 전액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증가하는 노인의 무인승차로 인한 손실에 대한 부담은 앞으르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누적 적자가 1조원을 넘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도시철도업체들도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노인 무임승차의 경우 도시철도업체나 지자체가 아닌 과거 대통령 지시로 추진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도시철도업체와 지자체가 계속 부담을 안고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마치 도시철도의 적자 원흉이 노인인 것처럼 몰아 가고 있는 것을 옳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시철도는 공익적 차원에서 운행되고 있다. 공익이 우선이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일반 민간기업에 비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철도 대부분은 공기업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승차권을 저렴하게 구매해도 이 금액이 저렴한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그동안 도시철도의 공익 체감은 사실상 노인 무임승차 뿐이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최근 각 지자체에서 어르신 교통복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를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 경북 청송 등에서는 어르신의 발이 되어 드리기 위한 무료 버스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노인 무임승차 부담이 커 최악의 경우 폐지를 한다면 최소한 이 정도의 대안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것도 없이 어르신의 발을 묶으려고 하는 것인가.

어르신이 늘어나는 현 상황에서 무임승차가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교통복지 역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문제다. 물론 소득 얘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일부 어르신에게는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하신 분들이다. 철도가 아닌 다른 방안으로 이동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