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남신 개인전 ‘시시비비비시시’, 토포하우스서 열린다

3월 1~26일 개최...'망량' 출판기념회도 열려

전혜원 기자|2023/02/23 17:30
곽남신의 '놀란척하기'./제공=토포하우스
홍익대 미대 교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를 역임한 곽남신의 개인전이 내달 1~26일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곽남신은 1980년 희미한 나무그림자 작업으로 데뷔한 후 그림자와 실루엣을 모티브로 오랫동안 작업해 온 작가다.

최근 들어서는 종이나 금속판을 오려 내서 실루엣이나 그림자 형상을 만들고 그것들을 그림으로 재조합해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근래의 그림들은 이러한 그림자와 실루엣 형상, 몇 가지 재질의 선의 표현, 네거티브와 포지티브의 하드보드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들이 뒤엉켜 서로 다른 차원 간의 엉뚱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그의 이미지들은 결국 모든 것이 다 공허한 허상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만든다. 그의 작품 속 장치들은 삶의 부조리와 엉터리 소통방식, 위선 등을 드러내는 도구로 쓰여 진다.

이번 전시 제목 '시시비비비시시'는 김삿갓의 시에서 따왔다. '시시비비비시시'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일관된 시각을 말해주는 것으로, 온갖 시비거리만으로 날을 지새우는 인간사를 의미한다.

제목은 김삿갓의 시에서 인용한 것으로 해석하자면 '옳은 것을 옳다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로 번역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정년 이후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곽남신의 변모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와 함께 그가 정년 이후 쓴 에세이와 시를 모은 책 '망량'의 출판기념회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