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조류독감 사망자 발생…베트남·태국도 긴장

11세 소녀 사망…캄 보건당국 "가족·마을주민 등 29명 음성"
국경 접한 베트남 긴급히 대응 나서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23/02/27 11:37
조류독감 사망자가 발생한 캄보디아 프레이벵주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험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포스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제공=AP·연합
캄보디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 감염된 사람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해 인근 베트남과 태국까지 긴장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7일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캄보디아 보건부는 전날 최근 조류독감에 감염된 후 사망한 11세 소녀와 관련, 소녀의 아버지와 마을 주민 등 29명이 모두 조류독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캄보디아에서는 프레이벵주(州)에 거주하는 11세 소녀가 지난 16일께부터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다 22일 조류독감 감염 판정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당시 소녀의 아버지인 49세 남성이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그를 포함한 가족 4명과 접촉자 25명 등 29명 모두 파스퇴르 연구소의 최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캄보디아 보건 당국은 "사망한 11세 소녀를 제외하면 현재 캄보디아 국내에서 조류독감 양성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캄보디아에서 2014년 이후 보고된 첫 조류독감 인체 감염 및 사망 사례다. 캄보디아에서는 이 소녀를 포함, 지난 2003년 이후 총 58건의 조류독감 인체 감염 사례가 기록됐고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보건 당국이 급파한 비상대응팀은 소녀의 거주지 근처에서 비정상적인 숫자의 야생동물 사망을 확인했다며 "소녀의 아버지를 포함한 그 누구도 감염되지 않았지만 건강 상태를 계속해서 추적할 것"이라 밝혔다. 당국은 2주 동안 마을 주민들과 가축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아프거나 죽은 동물을 만지거나 먹지 말고, 태우거나 땅에 묻고 우려할 만한 상황이 있다면 핫라인으로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캄보디아의 이번 사례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인근 베트남·태국도 긴장하고 있다. 실비 브리앙 WHO 감염대응국장은 "전 세계에서 조류독감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고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척 우려스럽다"며 "잠재적인 인간 대 인간 전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WHO는 이 바이러스의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국가에 경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발생한 프레이벵 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27일 타인니엔에 따르면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전날 지역 인민위원회 등에 국경지역 통제를 강화하고 캄보디아로부터의 가금류 밀수나 불법 운송·거래 단속 강화 등 예방대책을 이행할 것을 긴급히 지시했다.

태국 국립유전공학 및 생명공학 센터(Biotech)의 아난 종캐우와타나 박사도 "태국 정부가 높은 수준의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 국경 검문소 등 진입 지점에 대한 감시 강화와 가축·가금류 농장 모니터링 등이 포함된다"며 당국의 경계 강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