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물가 잡아라”…정부·대형마트 손잡고 ‘반값 할인전’

농식품부 '반값 한우' 대성공 이어
다양한 할인 행사로 물가 안정화
해수부는 '대한민국 수산대전' 나서
소비자 긍정적 반응…마트 매출도↑

이정연 기자|2023/03/13 06:00
"어머님, 여기 한 번 시식해보세요! 오늘 아니면 이 가격에 못 구합니다."

요즘 웬만한 대형마트 식품매장에 가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외침이다. 특히 농·축·수산물을 평상시 가격보다 30% 내지는 절반 이하로 싸게 파는 행사가 주를 이루는데,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로 행사가 열리는 매장내 코너는 늘 북새통을 이룬다.

정부가 이같은 대형마트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자물가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진행한 일명 '반값' 한우로 불린 '소프라이즈 행사'가 오픈런 광경을 연출할 만큼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정부는 대형마트와 연계한 대대적인 추가 할인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유통마트는 50% 할인 이벤트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진행하며 고물가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의 한 대형마트는 양파 2㎏를 4960원에, 딸기는 500g 한 팩에 4990원에 판매했다. 이는 10일 aT농수산유통정보 기준으로 평균 소매가 대비 500원~1000원 가량 싼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과 함께 진행하는 국내 수산물 최대 50% 할인 행사 '대한민국 수산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일례로 제주 생물갈치(200g 기준)를 50% 싼 8400원에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서 제주산 갈치를 손에 쥔 주부의 얼굴은 웃음기로 가득찼다.

또 대형마트는 의류와 세제, 휴지 등 각종 생필품 등도 평상시 대비 20~40% 낮은 가격으로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으려 애쓰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반값 행사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가족들과 장을 보러 왔다는 배모씨(여·50대)는 "확실히 할인 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다"면서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유제품 코너를 둘러보던 최모씨(남·40대)는 "원자재 가격이 다 올랐기 때문인지 할인된 가격도 예전보다 높아 솔직히 체감은 안되는 편"이라고 평했다.

이처럼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매출이 뛰어오르면서 대형마트들도 모처럼 미소를 짓는 분위기다.

한 대형마트는 행사 1주차(3월 1~8일) 기간에만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약 105%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외와 딸기 등 신선제품부터 위스키와 같은 주류 등에서 폭넓게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다른 대형마트 역시 지난달 한우 할인 판매 행사로 국거리·불고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8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물가 수준이 높아 민생 부담이 큰 만큼, 정부는 물가 둔화세가 가속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주요 먹거리 가격안정을 위해 정부가 식품 원재료 관세 인하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도 생산성 향상 등 원가 절감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