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이전 ‘신호탄’…한전 인재개발원 나주로 갈까
정부 '권역별 특화'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수면위로
광주시, 나주 혁신도시 유치 복안에 한전 인재개발원 포함
지역경제 활성화·한전 재무위기 돌파 가능성
"정주요건 향상 위한 재정적 지원 필요" 목소리
장예림 기자|2023/03/14 16:38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울시 노원구 소재 한전 인재발원을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광주시 유치 대상은 한전인재개발원·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한국공항공사·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35곳이다. 전남도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지역난방공사·한국공항공사·대한체육회 등 50곳 정도로 추렸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소멸 위기라는 대한민국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비수도권과 격차 해소를 통해 국가 균형발전 활성화를 도모하는 중대 현안 중 하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차 공공기관 이전을 단행한 이후 18년 만에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물꼬가 트인 셈이다.
한전 인재개발원이 나주 혁신도시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활성화'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년 1만명이 넘는 교육생이 찾으면서 지역상권 매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전의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인재개발원 부지를 택지로 개발할 경우 심각한 적자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전 인재개발원은 68만5589㎡ 부지로, 총 28개동에 달한다. 현재 116여명의 인원이 근무 중이다.
한전 인재개발원 이전은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부터 꾸준히 추진 중이던 사안이다. 지난해 열린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한전 인재개발원 이전에 대해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한전 인재개발원의 지방 이전을 적극 검토하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전 관계자는 "인재개발원은 전력 관련 안전 및 직무 필수 교육기관으로서, 안전사고 및 고장 예방 등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인재개발원의 지방이전은 종합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수의 공공기관을 모아서 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정주요건 조성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2021년에 발간된 KDI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보고서를 보면, 정주여건 향상을 위해 주택과 학교 등의 보급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주여건이 향상된다면 혁신도시의 인구를 단기간에 늘리고 지속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증대된다는 분석에서다.
또 1차 공공기관 이전 때와는 다르게 권역별로 특화된 기능을 육성해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면 경남은 우주항공 관련, 대전은 과학기술 관련 공공기관 유치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약으로 △부산 '스마트경제 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충남 '탄소중립·문화체육 기능 중심'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등을 내세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발전과 수도권집중 해소를 위해서 공공기관 이전은 필요한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수의 공공기관들을 모아서 이전하고, 정주요건 조성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