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물가 쇼크-中] 치솟은 물가에 이자 부담 ‘늪’···햄버거로 때우고 투잡 뛰며 버텨
[청년 7인 심층 인터뷰] 대학생·취업준비생·새내기 직장인
고물가 양상에 줄줄이 부담…"돈 아끼려 음식 영양은 포기"
금리 올라 빚 부담 커져···"투잡해도 저축 못하니 미래 없어"
유제니,이준영 기자|2023/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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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일거리를 찾기 어려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저축은커녕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었다. 아시아투데이는 지난 6~15일 사이 청년 7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식비 치솟아···"가성비 음식만 찾아요"
"점심 식사로 저렴하면서 열량이 높은 햄버거를 먹고, 저녁엔 단백질 셰이크로 대충 때우며 식비를 아끼고 있어요."
대학 재학 중인 윤성환(남·21)씨도 가격이 저렴한 학생식당을 주로 찾는다. 밖에서 밥 한 번 먹으면 1만원이 훌쩍 넘어간다는 윤씨는 "용돈이 부족해 최대한 싸게 먹으려 노력해요"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청년층 지출 비중이 큰 교통·음식·식료품 등에 물가 인상이 집중되면서 청년 세대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평균 기준 교통(11.7%)·음식 및 숙박(7.3%)·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5.9%)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5.0%)보다 높았다.
올해도 이런 흐름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4.8% 오른 가운데 특히 외식 가격 7.5%, 음식·숙박 7.4%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치솟은 식비는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부담스러워했다. 최근 금융사에 입사한 김우진(남·28)씨는 주로 인터넷으로 저렴한 냉동고기를 주문해 먹고 비타민 음료로 과일을 대신하고 있다. 과일은 한 달에 딱 한 번, 월급날에만 사 먹는다.
◇고금리에 빚 부담 급증···"'투잡'해도 돈 못 모아"
"버는 것 보다 나가는 돈이 늘어나니 직장 생활을 해도 저축할 여력은 도무지 나지 않아요"
김지헌(가명·27)씨는 광고회사에서 2년째 일하지만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외식비가 급격히 인상된 데다, 금리까지 올라 전세대출 이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재작년 월 30만원이던 주거비는 올해 50만원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 1.75%였던 기준금리를 9개월만인 지난 2월 3.5%까지 인상했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그만큼 늘었다.
이자와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두 개의 일을 하는 '투잡족' 청년도 늘고 있다. 경기도에서 자취하는 손민용(남·28)씨는 월세가 일 년 새 10만원 가까이 오르고 대출금도 있어 두 개의 직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양쪽 직장 모두 고수익이 아니어서 저축은 생각도 못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9~34세 청년 취업자 40.9%가 2개 이상의 일자리를 가졌다. 상시근로자 청년 10명 가운데 3명은 연봉이 2000만원에 못 미쳤다. 2000만원~3000만원 미만 소득 상시 근로자 청년 비중도 24.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