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2차전지 소재株’, 투자 주의보

52주 신고가 경신한 '2차전지 소재'
전문가 "중장기적으로 접근…낙관론 반영도 의심해야"

설소영 기자|2023/03/24 16:02
2차전지(배터리) 소재부문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와 자국 산업 보호 트렌드로 국내 배터리 기업의 해외 증설 이슈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대표적 성장 산업인 만큼 조정 기간과 폭은 제한될 것이라면서 미국 IRA 세부 법안 발표 기대감도 여전히 크다고 조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 주가는 전일 대비 3700원(5.12%) 상승한 7만590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이수화학은 4800원(10.06%) 뛴 5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일알미늄과 레몬도 각각 60원(1.91%)과 100원(0.96%) 상승한 3205원과 1만56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핵심재료인 수산화리튬 가공과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을 영위하는 금양은 지난달 24일 3만9500원에서 이달 8일 5만3500원으로 35.44% 상승했다. 이후 다시 4만원 대로 떨어졌지만, 지난 2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금양은 지난 23일 7만2200원까지 오르면서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이날까지 7만5900만원으로 52주 최고가를 또다시 넘어섰다.
금양은 최근 유럽의 핵심광물원재료법(CRMA) 시행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오는 6월 예정된 코스피200지수 정기변경에서 금양이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수화학도 마찬가지다. 이수화학은 지난달 24일 2만750원에서 에코프로비엠에 전고체 배터리 소재 시제품을 공급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23일 4만7700원, 이날 5만원 선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인 양극박 생산 업체 조일알미늄은 지난달 24일 2215원에서 이달 17일 216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 2245원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000원대를 회복했다.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하는 '전해질 지지체'를 개발한 레몬도 52주 신고가로 장을 마감했다. 레몬은 지난달 24일 3790원에서 지난 23일 1만460원까지 연속 상승, 이날 1만560원으로 장을 종료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종목들의 공통점은 2차전지 소재주(株) 에코앤드림이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의 수혜를 톡톡히 받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CRMA는 중요 광물 원자재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셀 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45%)의 유럽 생산이 필요한 상황이며, 유미코아가 폴란드 공장 증설에 나선 것도 이를 사전에 인지한 움직임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상황에 증권가에선 2차 전지 관련주가 고평가 됐다는 평가와 함께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2차전지주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내후년까지 고성장이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우상향이 전망되나,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낙관론이 가격에 반영돼 있지는 않은 지 의심해야 한다"며 "일부 소재 종목의 주가는 과열 국면에 다다랐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