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가볍게 제치고 세계 최대 채권국 부상
부채의 덫에 몰릴 위험성도 농후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2023/03/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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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이 외신 보도를 인용해 29일 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하거나 광물 자원이 많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에 공격적으로 차관을 제공해온 바 있다. 또 채권·채무 관계로 얽힐 경우 벌써 10여년 째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도 차이나머니를 적극 뿌린 이유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외 채권은 2104년 100억 달러로 증가한 후 2021년 누적 9000억 달러(1169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규모가 GDP(국내총생산)의 7%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는 계산은 가볍게 나온다. 미국이 지난 20여년 동안 외국에 차관을 제공한 케이스가 전무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대단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주업인 IMF(세계통화기금)를 넘보는 수준이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남미의 강국 아르헨티나 역시 꼽아야 한다. '21세기의 석유'로 불리는 세계적 희토류 보유국이라는 사실이 중국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이외에 인도양 진출의 요지인 스리랑카, 라오스, 파키스탄 및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남미 수리남 등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들로 손색이 없다.
문제는 이 차이나머니가 중국이 놓은 '부채의 덫'으로 작용할 기미가 농후해 보인다는 사실에 있다. 실제 스리랑카 등 일부 국가들은 이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최근 중국의 빚에 고전하는 국가들이 40여개 전후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중국이 위안(元)으로 빌려주는 차관의 금리가 각각 1%와 2.5%인 미국의 단기채권, IMF의 장기채권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많이 빌릴수록 '부채의 덫'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악덕 고리대금업자처럼 행세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