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일담] 최악의 가뭄에 ‘죽은 물’ 사용 검토까지…장기적 대책은 어디

김민주 기자|2023/04/02 15:37
광주를 비롯한 전남 등 남부지역이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신음중입니다. 전남 완도군 넙도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1일 급수 6일 단수'를 시행 중이며 광주·전남 지역에서 가장 많은 양의 생·공용수를 보급하는 주암댐도 역대 최저 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환경부가 공개한 다목적댐 및 용수댐 저수 현황에 따르면 섬진강 유역의 섬진강·주암댐, 영산강 유역의 용수댐인 평림·수어댐은 가뭄 '심각' 단계입니다. 낙동강 유역의 다목적댐인 안동·임하·합천댐은 '주의' 단계입니다.

올 여름 높은 강수량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2개월간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의 강수량은 2월 19mm·3월 41mm로, 이는 예년 대비 각각 52%·69%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환경 당국은 급기야 '죽은 물(死水)' 활용까지도 검토 중입니다. 이번 여름에도 가뭄이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진다면 댐 저수지 가장 아래에 있는 비상 용수, 즉 사수(死水)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사수는 댐 바닥에 있는 오염이 심한 물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여태 사수가 사용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사수 활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만으로도 가뭄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가뭄대응 전담조직을 구성한 이후 꾸준히 가뭄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가뭄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대응은 가뭄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장기적 기후 변화에 대비해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에 대한 단기적 대책 외에도 중·장기적인 대책이 신속히 마련돼야 합니다. 산업부와 농림부, 국가물관리위원회 등 유관기관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환경부 측은 최근 마련한 단기적 대책 외에 장기적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