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쏠림현상 가속…수도권 ‘활기’, 지방 ‘침체’

이철현 기자|2023/04/03 16:39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DB
청약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후 서울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 침체를 지속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첫 분양 단지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디그니티'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98.67대 1이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8억6000만원, 84㎡ 11억7000만원 수준인데,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약 1억원 낮다.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1.4대1를 기록했다. 이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휘경자이 디센시아'와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등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반면 지방은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부산 남구 '두산위브 더 제니스 오션시티'는 지난달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약에 나섰는데 1077가구 모집에 155명만 신청해 평균 0.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음날인 28일 진행된 1순위 청약 결과도 참담한 수준이다. 특별공급에서 미달된 물량이 일반물량에 합쳐지면서 총 1878가구 모집에 나섰지만 967명만 접수했다. 앞서 올해 2월 광주 서구 '광주 상무역 골드클래스' 1순위 청약도 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두 지방광역시에서 입지도 좋고 많은 개발호재가 있어 지역에서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던 단지였다.
이달에도 많은 단지에서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내달 전국 3만7000가구가 공급된다. 경기도가 1만7000가구로 가장 많이 분양된다. 인천과 서울에서도 각각 3000가구의 물량이 공급된다. 미분양 리스크가 커진 지방은 △대구 △대전 △세종 △울산 △전북 △경북 등 6개 지역에서는 아예 분양 일정이 없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에 무주택·거주지 요건이 폐지되고 다주택자의 서울 규제지역에서 주택 매매거래 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완화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1일 이 같은 내용의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이 시행됐다.

서진형 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지방 주택 수요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요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청약 성적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