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가뭄 전망 3→6개월로…권역별 취약지도 2년내 완성

섬진강댐 중심 용수공급 대책 강화
정부, 6월까지 1억4700만톤 확보
여수·광양산단 용수, 폐수 재이용
물부족 지역 용수개발사업 추진

양가희 기자|2023/04/05 20:17
김용균 행정안전부 재난대응정책관이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가뭄진단 및 향후 대책 정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용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 오영석 행안부 기후재난대응과장, 김용균 행안부 재난대응정책관, 강대일 농식품부 농업기반과, 오재열 산업부 입자총괄과, 박수희 기상청 수문기상팀 과장. /연합
저수위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는 섬진강댐을 중심으로 용수공급 대책이 강화된다. 저수위는 댐이 정상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마지막 한계선이다.

생활용수 대책은 영산강에서 동복댐으로 향하는 비상연계관로를 통해 현재 하루 3만톤을 공급하고 있고, 오는 4월 말부터는 5만톤이 공급된다.

또한 가뭄에 취약한 지역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관리할 수 있도록 전국단위의 권역별 농업가뭄 취약지도를 2025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관계기관 합동 가뭄대책 특별팀이 지난 4일 발표한 가뭄대책의 핵심은 이와 같다. 이 특별팀은 행정안전부(행안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기상청, 가뭄이 심각한 남부지방의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돼 있다.

남부지방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 대비 83.6%에 불과하다. 남부지방 주요 4개 댐의 저수율은 지난해의 29~57%을 기록하는 등 가뭄이 길어질 조짐이 보인다.

범부처 가뭄대책 특별팀은 이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용수별 대책과 극한 가뭄상황에 처했을 때 도입하는 특별대책 등을 마련했다.

정부는 섬진강댐을 제외한 남부지방의 주요 댐인 주요댐, 동복댐, 평림댐은 이번 해까지 저수위에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단 최근과 비슷한 정도로 비가 온다면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6월 초 저수위에 도달할 수 있다. 섬진강댐의 약 85%는 농업용수로 활용되기 때문에 농식품부는 6월 모내기철까지 총 1억톤에서 최대 1억4700만톤을 확보할 계획을 수립했다.

모내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섬친강댐 하류의 배수관 문을 막아 하천을 채우고, 채운 하천의 물을 양수해 근처 저수지에 농업용수 1700만톤을 확보한다는 것이 첫 단계다. 이중 80%가 현재 확보됐다.

모내기가 시작되면 부안댐에서 400만톤을 끌어오고 나머지는 금강과 섬진강댐에서 충당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된다면 섬진강댐의 농업용수는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생활용수는 영산강에서 동복댐으로 향하도록 설치한 비상도수관로를 통해 대체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완도와 통영 등 제한급수지역인 도서지역에는 먹는 물 기부 릴레이를 통해 식수가 제공되고 있다. 현재까지 2L 용량 생수가 15만8071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광양산단에서 사용해야 하는 용수는 폐수 재이용 기술을 활용하는 등의 계획을 통해 공업용수가 부족할 상황에 대해 대비했다.

정부는 또한 중장기 농어촌 용수이용 합리화 계획을 수립해 511개 용수구역에 대한 물 수지 분석을 실시해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용수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지자체가 가뭄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대응하는 계획을 직접 세울 수 있도록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환경부는 올해 안으로 가뭄 예방과 피해 지원에 수계기금을 투입할 수 있게 수계법 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에서 기상청은 3개월치를 다루던 기상가뭄 전망 시스템을 6개월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남부지방 가뭄을 해갈하는 데는 4일 내린 비로는 다소 부족하다"며 "이미 내린 비를 감안해도 앞으로 섬진강댐에 450㎜, 평림댐 210㎜, 주암댐 150㎜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은 국토연구원 안전국토연구센터장은 "그동안 가뭄의 사전조치인 예방대책에 비해 사후조치인 대비대응대책이 부족했는데 이번 발표는 예방대책과 대비대응대책이 균형을 이뤘다"며 "특히 매뉴얼을 확립해 대비대응대책을 체계화하고 지자체의 대응속도를 높이도록 한 점이 의미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