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나란히 핵심 동맹국과 정상회담…화력지원 얻기 총력

젤렌스키, 개전 후 첫 폴란드 방문…두다 "미그-29기 추가 지원"
푸틴-루카셴코 모스크바서 정상회담 "서방제재 극복"

선미리 기자|2023/04/06 14: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날 폴란드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으로부터 흰독수리 훈장을 받고 있다./사진=EPA·로이터,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각각 핵심 동맹국인 벨라루스, 폴란드의 정상을 만나 끈끈한 연대를 확인하고 향후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폴란드를 정식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가 미그-29 전투기 8대를 이미 지원했으며, 이어 6대를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전투태세가 완비된 폴란드군의 미그-29기 28대는 당분간 보유하되, 이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에 주문한 전투기가 도착하면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한 3위 협력국"이라면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추가적 안전보장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폴란드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폴란드는 협력국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또 약 158만명의 난민을 받아준 데 대해 "우크라이나인을 환영하고 재워준 따뜻함에 감사한다. 우리는 이를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 무기 공급을 위한 새로운 방위 패키지에 서명했으며, 무기 및 탄약 생산을 위한 제조공장을 공동으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만나 우크라이나 인프라 개발을 위해 수백 곳의 폴란드 기업들과 협력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세계은행(WB)은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4110억 달러(약 541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후 다른 곳 방문을 위해 폴란드를 경유한 적은 있지만, 폴란드를 목적지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는 이번 방문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증가한 폴란드의 국제안보 내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도 1박2일 일정의 실무 방문을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폭넓은 분야에서 연대를 이어가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의 공동작업 결과로 모든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경제분야의 협력 결과가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양국 안보문제의 공동 해결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들 모두에 대해 내일 의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대해 "우리는 전혀 무너지지 않았으며, 모든 것을 극복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양국 통합을 위한 28개 프로그램이 거의 80% 달성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1월 루카셴코 대통령은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에도 러시아의 지지에 힘입어 권좌를 유지하자, 이에 대한 대가로 정치 통합 등을 제외한 28개에 이르는 러시아와의 통합 프로그램에 서명했다.

다만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술핵무기 배치는 공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이를 위한 핵무기 저장시설을 7월 1일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