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질병청, 엠폭스 관련해 대국민 소통 더 늘려야

양가희 기자|2023/05/04 06:00
양가희 경제사회정책부 기자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1일 발표한 엠폭스 인식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엠폭스 치료제 유무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5.4%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없다'는 오답률은 24.9%나 됐다.

엠폭스 예방 백신에 대한 인식도 비슷했다. 국내에서 활용되는 예방 백신의 존재를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53.6%, 백신이 없다고 잘못 대답한 응답자는 31.2%였다.

현재 방역당국은 엠폭스 치료제로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비리마트와 3세대 예방 백신 진네오스 모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설문 결과로 알 수 있듯이 치료제와 백신의 존재조차 모르거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80% 이상이다.
3일 기준 52명의 누적 확진자 중 47명은 지난달 7일 이후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들어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도 엠폭스와 관련된 기본 지식과 정보는 이처럼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기본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불안감은 물론 괜한 혐오감까지 날로 커져간다. "특정 집단만 또는 특정집단이라서 엠폭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인구는 엠폭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데 최근 엠폭스가 유행중인 국내의 특정집단이 있을 뿐"이라는 한 감염내과 교수의 지적처럼, 엠폭스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와 편견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이 엠폭스 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엠폭스 백신과 치료제 등 대처 방법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질병관리청(질병청) 홈페이지에 매일 업데이트되는 일일 확진자 및 누적 확진자 수 추이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은 송신자의 발화에서 그치지 않고 수신자의 이해라는 마지막 단계까지 포괄한다. 우리 방역체계가 엠폭스에 대응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질병청이 소상하고 친절하게 설명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