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SG 사태’ 부른 CFD 계좌 3400개 전수조사

김주현 금융위원장, 11일 국회 정무위서 밝혀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 개선사항 살펴볼 것"

오경희 기자|2023/05/11 17:17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당국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사태'의 도화선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해 3400개 계좌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SG증권 발 사태'와 관련한 제도 개선 방향을 묻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CFD 계좌 3400개를 전수조사하는 등 기획 테마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거래소와 전문가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CFD 계좌 계약과 관련해 "증권사들이 불완전 판매를 했을 가능성도 있고 개인 전문투자자가 확인하고 승인하는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러 의문이 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과 협의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최근 발생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서 CFD가 주가조작의 창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CFD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며 정해진 증거금을 유지 못할 시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된다.

김 위원장은 개인전문투자자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개인 전문투자자로 신청을 하고 승인을 하는 과정에서 개선할 사항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SG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개인 전문투자자 전문 요건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19년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 요건 중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손실감내 능력 등의 기준은 연 소득 1억원 이상(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이상), 순자산 5억원 이상, 해당 분야 1년 이상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으로 완화했다.

'SG 사태'와 관련해 책임론이 불거진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은 "당국으로부터 CFD 계좌 전부를 제공받아서 매매패턴을 분석할 계획"이라며 "감시 시스템을 개선해 이런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거래소가 CFD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통상 주가조작은 단기간 치고 빠지는 기법 중심이기 때문에 거기에 특화한 감시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었다"며 "이를 우회해 들어온 것이라 거래소가 적발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다"고 답했다.

'SG 사태'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대성홀딩스·선광·삼천리·서울가스·다우데이타·세방·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은 최근 3년간 거래소로부터 시황 변동 관련 조회 공시를 요구받은 적이 없다.

그는 '이상 거래 적발 기간 확대 필요성'에 대해선 "정부 당국과 그 부분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