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아파트 청약 할걸”…분양가 상승세에 실수요자 어쩌나

4월 전국 분양가 3.3㎡당 1699만원…전년비 11.7%↑
전용 84㎡ 기준 10억 이상 고분양가에도 광명·용인 마감
최근 서울 분양 단지들보다 비싼 수준
"분양가 늘지만 시장 회복 중…인기 단지 수요 꾸준할 것"

전원준 기자|2023/05/16 17:00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관람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원자재 값·인건비·땅값 상승 여파로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 대책으로 수도권 청약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며 서울보다 비싼 분양가로도 마감에 성공하는 수도권 단지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에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당분간 신규 아파트 내 고분양가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개된 아파트 청약 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평균(1521만원) 대비 11.7%, 2017년(1161만원) 대비 46.3% 오른 가격이다.
이는 글로별 경기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값·인건비·토지가격 상승분이 분양가에 포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지가지수는 99.914로, 2018년 3월(83.716) 대비 약 16.2포인트 올랐다.

지가지수란 표본지의 시장가치를 조사·산정해 일정시점(2022년 10월)을 기준으로 라스파이레스산식에 따라 용도지역별·이용상황별 지가총액 구성비를 가중치로 적용해 산정한 지표다.

그러나 분양가가 증가세를 기록 중인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청약 수요가 살아나면서 마감에 성공하는 단지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1순위 청약에서 총 422가구 모집에 4826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11.4대 1의 경쟁률을, 경기 용인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787가구 모집에 3454개의 통장이 접수되면서 평균 4.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들 단지가 분양되기 전 수요자들 사이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청약 결과다. 이들 단지의 전용면적 84㎡형 분양가는 최고 10억4550만원, 12억3500만원선으로, 같은 평형 기준 최근 서울에서 분양된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9억7600만원),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11억7900만원)의 분양가보다 비싸다.

이에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최근에 청약을 넣으려다 포기했는데 후회된다', '수도권 분양가가 서울보다 비싼데 앞으론 어떡하나', '지금이라도 청약 일정을 다시 살펴봐야겠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 추세에도 수도권 등 주요 단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 내다봤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원자잿값·땅값 등 영향으로 분양가가 계속 늘고 있지만 청약은 여전히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내집 마련' 방법"이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간 데다 전세사기 등 이슈로 수요자들 사이에서 주거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주요 지역 분양 아파트 단지의 경우 고분양가라도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