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방자치단체 ESG 평가등급 발표…“ESG 가치 내재화한 행정기반 촉진으로 지역발전 기여”

최고평점 1위‘제주특별자치도’, 2위는‘대전광역시’ 차지

안정환 기자|2023/05/17 16:06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서울호텔에서 '지방자치단체 ESG평가 자문위원 회의’가 열렸다. / 사진 = ESG행복경제연구소

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와 지방소멸시대를 맞아 ‘지속가능발전기본법’ 시행(2022.7.5.)에 따라 지역 지속가능성을 위해 ESG와 연계한 통합시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 15일 17개 시·도 광역지방자치단체 ESG평가등급을 발표했다.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ESG 평가를 공표한데 이은 두번째다. 


지난 2021년 처음 발표이후 지자체들의 ESG에 대한 관심도와 수용도가 높아졌으며, 특히 상당수 지자체가 전담조직 및 위원회 설치, 컨설팅 및 교육 등을 통해 ESG 행정기반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ESG평가가 이를 촉진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에서 종합평점 S등급을 받은 광역자치단체는 없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직전평가(2021년) B등급에서 많이 오른 종합평점 82.52점으로 평가등급 A를 받아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E(환경) 80.63점·A등급 △S(사회) 88.80점·A등급 △G(거버넌스) 77.83점·B등급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어서 대전광역시가 종합평점 81.48점을 받아 직전평가(2021년)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오르며 2위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E(환경) 81.00점·A등급 △S(사회) 82.83점·A등급 △G(거버넌스) 80.65점·A등급의 우수한 평가로 2위에 올랐다. 

광주광역시는 종합평점 81.23점으로 직전평가(2021년)에 이어서 연속 A등급을 받았다. 분야별로는 △E(환경) 82.88점·A등급 △S(사회) 80.30점·A등급 △G(거버넌스) 78.50점·B등급의 좋은 성적을 올려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세종특별자치시가 직전평가(2021년) A등급을 유지하는 가운데 종합평점 80.80점·A등급, 분야별 △E(환경) 80.55점·A등급 △S(사회) 88.95점·A등급 △G(거버넌스) 69.20점·C등급으로 4위를 차지했다. 

전라남도는 직전평가(2021년)에서 등급 변동은 없이 종합평점 79.57점·B등급, 분야별 △E(환경) 77.98점·B등급 △S(사회) 85.93점·A등급 △G(거버넌스) 74.03점·B등급으로 종합평점 A등급에는 근소한 차이로 오르지는 못했으나 ‘톱5’에 들었다. 
           
ESG분야별로는 환경부문 △광주광역시, 서울특별시, 대전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 사회부문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 전라남도,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거버넌스부문 △경기도, 인천광역시, 대구광역시, 충청남도, 대전광역시가 각 분야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이번 평가에서 전체등급(평균)은 직전평가 B등급에서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지속가능발전기본법 및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등의 시행으로 광역지자체가 ESG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개선되는 양상(전체 평균평점 76.1점→ 76.9점, 0.8점↑)을 나타냈다. 또한 우수수준인 A등급을 받은 지자체수가 직전평가대비 2개 증가한 반면, 취약군으로 분류되는 보통수준 C등급과 미흡수준 D등급에 해당하는 지자체가 없어 상향평준화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이번 평가는 ‘지속가능발전기본법’ 시행으로 지자체의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20년) 및 추진계획(5년 단위) 수립·이행이 의무화를 앞둔 가운데, 각 지자체의 ESG 지역적 기반을 포함해 행정역량 수준 및 관심도 등을 진단했다. 

평가는 공시된 정보 및 통계를 기반으로 했다. 정부통계와 보도자료, 지자체 자체통계와 보도자료, 그리고 대외기관의 평가, 미디어 정보 및 지자체 홈페이지 등의 다양한 정보원천을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국민의 삶에 연계된 정보를 수집ㆍ활용했다. 

평가지표는 K-SDGs, 지속가능발전기본법, K-택소노미 및 글로벌 이니셔티브(UN SDGs, GRI, ISO26000)등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이던스를 기반으로 지자체의 환경, 사회,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평가기준을 도출했다. 구체적으로 △환경분야는 환경정책, 기후변화 대응, 폐기물 배출 및 활용, 친환경 생활 등 △사회분야는 사회정책, 보건 및 안전, 주거와 생활, 고용과 노동, 사회통합, 성과평가 등 △거버넌스분야는 행정정책, 재정건전성 및 개선도, 재정 효율성 및 개선도, 소통 및 참여, 성과평가 등 총 60개 지표(ESG 분야별 20개), 97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된 평가모델을 개발·적용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이번 광역지자체 ESG평가에 대한 공정성 및 타당성 검증을 통한 신뢰성 제고를 위해 지난 5월 9일 외부 전문가(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부열·김경민·송재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참석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연명 중앙대 교수, 송재민·김부열·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각각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ESG행복경제연구소
전문가들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이번 지방정부에 대한 ESG 평가가 작게는 지역적 발전, 크게는 국가적 지속가능발전에 초석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ESG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서도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의 ESG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을 주기 위한 평가는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인류와 지구의 글로벌 핫한 이슈로 부상한 E 부문에 대해 종합등급에서 평가 가중치를 우대한 것은 미래지향적이며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재민 서울대 교수는 “지방정부에 대한 ESG관점에서의 평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발전을 위해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평가에서 순위가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지자체들이 앞으로 더 나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 이제 어떻게 변화해야 되는지에 대한 그런 시그널을 주는 게 평가가 갖는 더 큰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부열 서울대 교수는 “ESG 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자체 ESG평가를 하고 있다. 이번이 두번째다. 다만 앞으로도 매년 평가가 지속될 때 중요한 건 지자체 자체의 데이터 구독여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광역지자체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데 기초지자체 데이터를 얼마나 수집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있을 기초지자체 평가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결국 기업과 달리 지방정부는 정보공시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해 가져갈 것이냐가 평가의 질을 높이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이라고 제언했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는 “지난 평가보다 지표내용이 고도화 된 것 같다. 예컨대  직전평가에서는 S 부문이 어떤 스토리가 연결되는 느낌이 부족했고 별개로 다뤄야 할 내용들이 모여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안전, 주거, 교육, 보육 등 카테고리들이 제대로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평가지표에는 현재 구독 가능한 데이터가 대부분 반영되면서 전반적인 평가 프레임워크 차원에서 훨씬 더 계량화가 잘 된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ESG영역이 기업과 투자에서 공공분야로 확대되어 사회 전체의 핵심주제로 부상하면서 이제 ESG는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지방정부도 과거의 단순 행정서비스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사회적 가치창출에 주력해야 할 때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자체 ESG 평가를 기업평가와 다르게 지자체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와 삶의 만족도를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ESG가 지역적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공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국민이 이를 체감하는 최접점에 있는 지자체의 ESG 확산과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따라서 지난 2월 국내 시총 200대 기업 ESG평가로 크게 주목 받은 바 있는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에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ESG평가등급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4일에는 기후위기 시대 인류생존의 최후 방어선인 1.5°C HOW를 주제로 제4회 ESG KOREA Forum을 개최하고, 지난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공동주최해 성료 한 ‘ESG 전문가 과정(1, 2기)’을 전문성과 현장성을 레벨 업(level up)해 올해 9월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기여를 목표로 다양한 ESG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기관을 지향하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과 ESG연구, 지수개발 및 평가자문 등을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자문위원들과 ESG행복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ESG행복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