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AI·서버” 삼성, 미세공정 한계 극복한 고성능 D램 내놔

12나노급 16Gb DDR5 D램 양산
14나노 대비 생산성 약 20% 향상
소비전력 개선…전력 운영 효율↑
지난해 4분기 D램 점유율 42.7%
메모리 업황 내년부터 반등 전망
서버시장 확대…수요 증가 기대

정문경 기자|2023/05/19 06:00
D램 시장에서 30년간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초거대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수요에 맞춘 고성능 제품을 내놨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값에 팔고 있는 공급과잉 범용 반도체를 대신해, 삼성 전체 수익을 끌어올려 줄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D램 양산을 시작, D램 미세 공정 경쟁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생산성 20%↑·소비전력 23%↓…1초에 30GB 영화 2편 처리
양산되는 12나노급 D램은 삼성전자가 축적한 공정 노하우와 최선단 기술들이 집약됐다. 이전 세대인 14나노 D램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약 23% 개선됐다. 소비 전력 개선으로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전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데 적극 동참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최고 동작 속도 7.2Gbps(기가비트퍼세컨드)를 지원한다. 이는 1초에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이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D램 라인업을 확대해 데이터센터·인공지능·차세대 컴퓨팅 등 다양한 응용처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주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부사장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은 차별화된 공정 기술력을 기반으로 뛰어난 성능과 높은 전력 효율을 구현했다"며 "삼성전자는 대용량 처리가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 수요에 맞춰 고성능, 고용량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높은 생산성으로 제품을 적기에 상용화해 D램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차세대 D램 시장 견인…"반도체 미세화 주도"
삼성전자는 12나노급 D램에 대해 지난해 12월 AMD 플랫폼 기반 호환성 검증을 마치고 글로벌 IT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D램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앞서 2020년 3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D램을 양산했고, 2021년 업계 최선단 14나노 EUV DDR5 D램을 양산했다.

이러한 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는 42.7%를 기록하며, 1위 사업자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D램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서버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점유율 1위(40%)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의 한계를 넘어 반도체 미세화를 주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도체업계는 현재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개당 3달러가 넘었던 D램 범용 제품(PC용 DDR4 8Gb) 가격은 올해 들어 1달러대로 감소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4.4%를 기록하며 매년 성장해, 올해보다 2배 이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등 수요 증가에 따라 서버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앞으로 2025년부터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 인공지능을 중심의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특히 챗GPT로 대표되는 AI 투자 확대 등으로 하반기 서버용 DDR5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초거대 AI 서버 구축에는 주로 128GB(기가바이트) DDR5 제품이 들어간다. 또한 서버 시장에서는 아직 DDR4 비중이 높아 교체 수요가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 시장 등에 D램을 다양한 라인업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