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금리 인하 전망 분분…“올 10월” VS “내년 2분기”

오경희 기자|2023/05/26 09:28
/게티이미지
증권가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연 3.5%로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봤다. 다만 연내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견을 보였다. 한쪽에선 올 4분기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물가 둔화의 속도를 감안할 때 내년 2분기로 전망했다.

26일 최제민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75%까지 열어뒀지만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본 것이다.

최제민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감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이에 따라 한은 역시 예외적인 상황이(물가 재차 급등,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등) 아니라면 인상 보다 동결 기조 유지에 무게를 둘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시장 전문가들도 여럿 있다. 한은이 올 4분기에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이후 올 3분기 중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 긴축 효과가 본격화되며, 하반기 중 물가 안정화가 확인되면서 통화정책의 초점이 경기 및 금융 안정으로 이동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당사는 여전히 현실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이후 지금까지 체감하지 못했던 양적 긴축 효과가 금리 추가 인상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물가 둔화 기조가 올 2분기 말~3분기 초에 확인되면, 10월부터 금리결정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이연된 공공요금 인상과 유류세 인하조치 해제 등이 향후 물가불안 요인으로 잠재되어 있으나, 당사 추정치에 따르면 상방위험을 반영하더라도 3% 중반 이상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국내물가의 방향성은 상황에 따라 한국은행의 정책변환이 편안해질 수 있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내년 2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한은은 금리 수정전망에서 소비자물가는 3.5%로 유지했지만, 핵심 소비자물가는 기존 3.0%에서 3.3%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중요한 것은 물가인 가운데, 물가가 3%대에서 추가로 하락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한 만큼 물가 둔화의 관찰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시기는 2024년 2분기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물가가 확실하게 2%로 돌아간다는 기미가 보이기 전까지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통화정책 운영의 고려 요인은 '물가>금융안정>성장' 순이고, 성장률도 상대적 관점에서는 비관적이지 않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연내 인하 가능성은 더욱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