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도2촌’ 노린다…가전 파는 LG전자가 ‘집’ 짓는 이유는

GS건설과 사업 개발 위한 업무협약 체결
주택 내부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으로 꾸며
지역활성화·일자리 창출 등 ESG 비전 달성

최지현 기자|2023/05/30 16:01
류재철 LG전자 사장(왼쪽)과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30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LG전자 가산R&D캠퍼스에서 스마트코티지 상품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LG전자
LG전자가 소형 조립식 주택인 '스마트코티지'를 앞세워 세컨드하우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로운 주거 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 맞추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신사업 진출로 자사 가전 홍보는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까지 달성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월 시제품으로 공개한 스마트코티지 상품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이날 GS건설과 스마트코티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GS건설은 주택의 구조물을 미리 만들어 소비자가 원하는 위치에 집을 조립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신개념 가전·공간 복합 사업으로, 주거 공간을 통해 고객 경험을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단순히 가전·솔루션 등을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LG전자의 상품과 기술을 모아둔 공간 자체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택 내부를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식기세척기, 인덕션 전기레인지, 정수기 등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으로 꾸며 고객이 상품을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LG전자의 ESG 비전인 '사람과 지구를 위한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시골의 오래된 집을 대체하거나 청년 주거용으로도 활용돼 도시 인구의 유입을 늘리고 지방의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소멸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의 청소, 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을 위한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코티지가 설치되는 지역의 청년, 시니어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가 세컨드하우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는 새로운 주거 문화 확산이 자리한다. 도시 생활에 지친 소비자들이 주로 생활하는 집 이외에 휴식이나 여가만을 위한 주택을 따로 구비해 두는 것이다.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전원에서 텃밭을 가꾸며 생활하는 주거 형태인 '5도2촌'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배경이다.

이에 최근 국내 건축 관련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새로운 주거 욕구를 반영한 세컨드하우스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 시장에 가전 제조사인 LG전자가 회사의 강점인 프리미엄 가전을 내세워 진출한 셈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고품질의 가전을 집안 곳곳에 배치한 것은 LG전자가 기존 건축 스타트업들에 비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