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주 카호우카 댐 파괴, 우크라·러시아 서로 ‘테러’ 주장

이장원 기자|2023/06/06 16:26
우크라이나 당국은 6일(현지시간)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모습을 공개했다.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댐 파괴가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카호우카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고 말했다.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군사행정부 책임자는 "러시아군이 또 다른 테러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도 댐 파괴를 확인하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발령했다.

반면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통제 중인 댐이 포격으로 파괴됐다며 이를 테러 공격이라고 지칭했다. 러시아가 말하는 테러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뜻한다고 로이터가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안보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테러리스트라 규정하며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의 파괴는 그들을 우크라이나 땅에서 추방해야 함을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카호우카 댐은 북크림 운하와 드니프로-크리비리흐 운하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에 물을 공급하는 곳이다.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이번 침공으로 장악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도 물을 댄다.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즉각적인 방사능 위험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다만 러시아 관영 RIA통신은 댐 폭발로 헤르손 지역 주민 2만2000명이 홍수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1만6000명이 위험 지역에 있다고 밝히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