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이재명, 국적보다 당적이 더 중요한가?” 직격탄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중국대사가 우리 대통령과 정부 15분이나 비판할 때 기분 좋았냐"
與 김기현 대표 필두로 이재명 대표 비판

박지은 기자|2023/06/09 12:17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사진=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만남에서 벌어진 '15분 작심 비판' 발언에 대해 여야를 막론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이 대표와 싱 대사의 만남을 약 30분 간 유튜브로 생중계했는데, 싱 대사가 15분간 우리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낸 탓이다. 싱 대사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현재 중국의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미·일 안보·기술 동맹을 중시하는 우리 정부에 불만을 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소수정당인 시대전환을 이끄는 조정훈 대표는 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표님 불쾌한 조공 외교를 멈추십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조 대표는 "야당의 정부 견제와 비판은 마땅하지만 그 비판이 국경을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며 "국회 다수당 대표에게 중국대사를 만나라고 조언한 참모진이나 그걸 덥석 수용한 이재명 대표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들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국적보다 민주당이라는 당적이 더 중요한가?"라고 적었다.
조 대표는 또 "이재명 대표님, 중국대사가 대표님 앞에서 우리 대통령과 정부를 15분동안이나 작심하면서 비판할 때 기분 좋으셨는가? 저같으면 당장 중단하라고 호통을 쳤을 것"이라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은 밥자리 술자리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심하게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 사람들이 우리 나라를 그리고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욕하면 화가 나기 마련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의 핵심은 비정치화"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다니 이재명대표의 중국대사 방문은 정말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전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한 것에 대해서도 "그 와중에 일본대사를 만난 김기현 대표도 박수칠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주변국 대사와 찍은 사진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싱 대사를 향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중국대사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아직도 조공을 주고 받던 시대의 한중관계를 그리워 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 땅에서 절대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일제히 이 대표와 싱 대사의 만남에서 나온 한국 비판 발언에 대해 맹비난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와 이 대표가 쌍으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이었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이고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를 한 싱 대사에 대해 강력히 유감 표명을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싱 대사가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도 이 대표는 '짝짝꿍' 백댄서를 자처했다"며 "교지를 받들듯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원식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싱 대사가 마치 구한말 우리나라에 왔던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처럼 막말을 쏟아냈다"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했다. 오만의 극치다"라고 쏘아붙였다. 신 의원은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 자리에 있던 이 대표가 맞장구를 쳐가면서 공동 대응 운운한 것"이라며 "구한말 나라를 망하게 한 수구 봉건 사대부를 연상하는 것이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개탄했다.

송언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인을 내팽개친 이재명 대표의 이기적 행위가 도를 넘었다"며 "대한민국 국회 원내 제1당의 대표가 무슨 이유로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외교를 폄훼하는 중국 대사의 일방적인 겁박성 발언쇼에 멍석을 깔아주고 병풍으로 있던 것인가?"라고 남겼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와 싱 대사의 회동에 대해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싱 대사가 '중국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한 것에 대해 "겁박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면서 "북한 도발과 한미 훈련 동시 중단을 이야기하며 국가안보에 훈수까지 두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대주의적 중국몽에서 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듯하다 하다"며 "부끄러운 중국몽에서 깨어나 무엇이 진정 국익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엄중한 외교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