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전 수반, 재정유용 혐의로 체포 후 석방…분리독립 멀어지나
재정유용 의혹 관련 7시간 조사 후 석방
스터전 결백 주장 "당에 해끼치는 일 없어"
선미리 기자|2023/06/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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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경찰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10시 9분께 스터전 전 수반을 체포했으며, 수반 재임기간 동안 스코틀랜드국민당(SNP)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해 심문한 후 당일 오후 5시 24분께 석방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기소 전까지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에 따라 '52세 여성'이라고만 언급했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SNP가 '독립 주민투표' 추진 명목으로 기부 받은 약 60만 파운드(약 9억8000만원)의 용처가 불확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약 2년에 걸쳐 수사를 진행해왔다. 독립 주민투표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현재 기부금 잔액은 10만파운드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스터전 전 수반의 남편 피터 머렐 전 사무총장과 당시 재무담당자였던 콜린 비티가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머렐 체포 직후 그의 모친 자택에서 10만 유로 상당의 고가 캠핑카를 압수했다.
스터전 전 수반에 이어 SNP 당 대표로 선출된 훔자 유사프는 압수된 차량이 당비로 구입된 것이며, 자신도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이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2014년 SNP 당 대표 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으로 취임한 스터전 전 수반은 약 8년간 재임하며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투표를 추진했지만 지난 2월 돌연 사임했다. 당시 그는 사임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압박을 느꼈을 뿐이라며,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찰 조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10월 실시할 계획이었던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영국 대법원의 반대에 가로막힌 가운데,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스터전 전 수반이 자금유용 의혹에 휩싸이면서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움직임도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 55%, 반대 45%로 잔류하게 됐다. 이후 SNP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반발해 올해 10월 두 번째 주민투표 실시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11월 영국 대법원은 영국 정부의 동의 없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