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세상병원, 인공관절수술 수혈율 5% 미만…‘무수혈·최소 수혈’ 시현

혈액공급부족 해소 기여·수혈에 따른 감염·합병증 예방효과 기대
10년 이상 임상사례 축적…'무수혈·최소 수혈' 임상적 효과 확인

김시영 기자|2023/06/12 15:02
무릎 인공관절수술 시 수혈 필요성이 크게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년 헌혈 감소에 따른 혈액부족 문제가 되풀이되고, 수혈에 따른 감염 문제 등을 감안할 때 수술현장에서의 최소 수혈 및 무수혈 수술의 적극적 도입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바른세상병원(병원장 서동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원에서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 3491명 중 수혈을 받은 환자는 172명으로 수혈율은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관절수술 환자는 대부분 고령 환자으로, 이 경우 만성질환에 따른 빈혈 발생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수혈은 불가피하지만, 수혈율이 5% 미만이라는 것은 수혈이 최소한으로 시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실제 바른세상병원은 지난 2014년부터 척추·관절 병원으로는 최초로, 최소 수혈 및 무수혈 수술 시스템을 도입·시행했다. 무수혈 수술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의료진의 빠른 판단과 술기가 역할했다는 분석이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절개 부위를 줄이는 최소 침습술과 수술 중 양극 전기소작을 이용한 충분한 지혈을 통해 출혈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첨단 조혈제와 철분제로 환자의 혈액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무수혈 수술에서 적절한 지혈제 사용은 수술 시 수혈과 수술 후 출혈양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축적된 다양한 임상사례는 SCI급 국제학술지 등에 연구논문으로 등재돼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의 효과를 알리는데 일조했다. 당시만 해도 인공관절수술에서의 수혈은 관행처럼 여겨졌고 최소 또는 무수혈 수술 사례나 임상 데이터가 많지 않았던데다 수혈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서도 환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혈에 따른 대표적 부작용으로는 간염과 에이즈, 알레르기 쇼크, 급성 폐손상 등이 있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인공관절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바른세상병원
바른세상병원 연구팀은 지난 2016년에는 '인공관절수술 시 수혈없이 진행해도 환자 회복에 문제 없고 발열이나 오한·무기력감 등 수혈 부작용과 수혈로 인한 감염 등의 위험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SCI급 저널에 게재해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수혈 수술시 환자의 예후와 회복에 잇점이 많아 임상적 가치가 크다는 사실을 꾸준히 확인해 온 결과다.

정 원장은 "건강한 성인의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3~15g/dL 정도로, 질병관리청에서는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7g/dL 이하일 때 수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는 수술 전 7g/dL 이상 헤모글로빈 수치가 유지된다면 굳이 수혈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은 자기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잘 유지돼 부작용이 줄고 면역력과 체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최소절개가 기본이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입원기간이 줄어들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수혈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종합점수 100점 만점으로, 전체 평균 69.3점을 크게 웃돌았다.

정 원장은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할 때는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시 해야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시간이 길어지거나 합병증 예방과 회복을 위해 수술 후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검사와 환자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