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미래 먹거리 ‘수소 유통’ 본격 공략…1810조 시장 ‘정조준’

미래 먹거리로 수소 선택…다방면의 밸류체인 구축
글로벌 청정 수소 2050년 1810조원까지 성장 전망
수소 저장 매개체로 '암모니아'…탄소중립 현실화

박완준 기자|2023/06/15 15:04
현대글로비스가 신조 예정인 LNG 운반선과 동일한 선박. /제공 =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수소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구축한 수소 사업 청사진에서 현대글로비스를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등 관련 사업의 주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공급망 관리 전문 기업의 특성을 살려 수소의 생산·저장·운송·공급 등 전 영역에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폭발적인 성장이 예견되는 그린수소 운송 사업을 지난해 론칭한 신사업 브랜드 'ECOH'를 통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한국 딜로이트그룹이 발표한 '2023 글로벌 그린수소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시장은 2030년 6420억달러(약 830조원)에서 2050년 1조4000억달러(약 18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규모는 1억7000만 메트릭 톤에서 6억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현대글로비스가 채택한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수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전해란 물을 전기분해해 분리막으로 이온을 이동시키면서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전기화학적 기술을 일컫는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저장·운송 매개체로 암모니아를 선택했다. 최근 GS에너지와 손잡고 청정 암모니아·수소 사업 전반에서의 해상운송 서비스를 맡기 위해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2000억원을 투자해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을 건조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의 저장과 공급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꾸준히 외연을 넓히면서 현대차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 출하센터를 9곳으로 확대하고, 전국에 총 360곳 이상의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4월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와 최대 15년 장기계약을 맺고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LNG와 수소 운송 모두 운반선의 온도를 낮춰 액화시켜 운송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LNG 운송의 노하우를 수소 운송에 적용해 초저온 가스 화물의 선박관리역량 내재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현대글로비스의 이같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글로비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조5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45억원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101.7%로 7.7%포인트(p)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그룹 내 수소 사업의 디딤돌 역할을 맡게 됐다"며 "특히 사업 아이템으로 채택된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저장·운송 매개체로 최근 주목을 받아 현대글로비스의 수소 사업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