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일담] 광주신세계는 왜 무리한 도로편입을 강행하고 있을까

김지혜 기자|2023/06/19 16:46
최근 광주신세계의 확장·이전을 둘러싸고 시끄럽습니다. 신세계는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과정에서 어등산 부지를 활용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건립 이전에 기존 광주신세계를 화정동 이마트 부지와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쳐 백화점을 확장·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기존 점포에서 확장·이전하게 되면 판매시설 면적이 4배나 늘어나 현재 10위권밖에 있는 광주점의 매출을 톱10 안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됩니다. 신세계로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논란입니다. 신세계의 확장 구상은 이마트 부지와 옛 모델하우스를 합치는 과정에서 그 사이의 도로까지 판매시설로 편입시키는 방안입니다. 광주시 소유의 도로인 군분2로 60번길(158m·1320㎡) 중 일부인 77m를 사업부지에 포함시킨 것이지요. 이 도로는 보도블록을 포함해 3차선 규모로 보행자는 물론 차량이 흐름도 꽤 많은 공간입니다.

신세계는 '일(一)'자 도로를 폐쇄하고 대신 백화점 외벽을 타고 도는 'ㄱ'자의 대체도로(110m)를 만드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인근 상인들의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기존의 도로를 없애고 사실상 백화점 방문객들을 위한 도로를 대체도로라고 내놓았으니 말입니다. 물론 보행통로는 마련했습니다. 1층이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2~3층이지만 말입니다.

신세계는 시 소유의 도로를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잡음이 날 것을 몰랐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소 황당한(?) 사업계획을 발표한 데는 '명품'이 존재합니다. 명품은 백화점 실적에 견인차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입점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이지요. 최근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이 방문했을 때 신동빈·정지선·이부진 등 유통그룹 오너일가가 직접 의전을 자처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광주신세계는 확장이전을 발표하며 '에루샤' 입점을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명품은 1층 입점을 선호합니다. 또 면적이 넓은 공간을 좋아하지요. 만약 광주신세계의 1층에 도로가 가로 막고 있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신세계가 자신했던 명품 브랜드의 입점이 힘들 수 있습니다. 면적만 넓은 '반쪽짜리' 백화점이 될 수도 있죠.

신세계가 논란을 감수하고 도로 편입을 강행하고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