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JP 사진 보며 정치의 품격 생각…마음이 좀 찔리는 면도 있어”

26일 국회의원회관 로비 'JP 사진전' 열려

박지은 기자|2023/06/26 10:53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운정 김종필 추모사진전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고(故) 김종필(JP) 국무총리 추모 사진전을 둘러보고 "정치를 해나가는 사람의 실력만큼 인품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주신다"며 "정치가 좀 더 품격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마음이 좀 찔리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운정 김종필 추모 사진전 : 그립습니다 JP'를 찾아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날이 진영 정치가 극심해지고 맹목적 편승을 하는 팬덤 추정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면서 이래도 되는 것인가 걱정과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며 "김종필 총리님이 남겨주신 족적을 잘 돌아보면서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자 노력하겠다. 연대와 포용적 리더십을 보여주셨던 정신을 잘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날 김종필 추모 사진전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주최, 한국보도사진가협회·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주관으로 열렸다. 지난 23일에는 김 전 총리 서거 5주년 행사가 처음으로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전과 함께 건너편 국회도서관에서는 김종필 기록물 전시회가 다음달까지 열릴 예정이다.
정 의원은 "이번에 전시된 사진들은 고명진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장님을 비롯해 김종필 총재의 정치 현장을 가까이서 취재했던 사진 기자분들이 남긴 작품"이라며 "한국 현대사,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해 온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JP 총재님의 인생사가 고스란히 전시돼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16대 국회에 자유민주연합(자민련)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JP의 정치 문하생'이다. 자민련 총재로서 김 전 총리를 만났던 터라 '총재님'이라고 익숙하게 불렀다. 정 의원은 "총재님과 선친께서 공주고 졸업 동기셔서 제가 정치에 발을 딛게 됐다"며 "영원한 정치의 스승으로 총재님을 추앙하고 공교롭게도 지역구를 물려받기도 했고, 초대 회장을 맡으셨던 한일의원연맹 회장도 제가 이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20년간 모신 JP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유' 4가지를 소개했다. 정 회장은 "첫째로 그는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을 도와 DJP, 여기에 박태준 의원까지 합쳐 정권 교체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33만표로 이긴 걸 보면 JP의 충청도 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본다"며 "JP가 평소에 '남들이 나보고 군사혁명 했다고 그러는데요, 맞아요. 근데 내가 그것을 제자리로 돌려놨지요'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생생하게 전했다.

정 회장은 또 "JP는 내각책임제를 도입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정치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막말 없이 아름다운 언어로 정치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전 총리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건만 봄같지 않음), 자의반 타의반, 유구무언, 자기 전에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겠다 등 서정적 언어로 시국을 담아내곤 했다.

정 회장은 김 전 총리를 좋아하는 마지막 이유로 "이 나라 정치의 마지막 로맨티스트이자 예술적 소양을 갖춘 예인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수채화 화가였고 아코디언, 피아노 연주는 물론 수필도 잘 쓰셨다. 골프와 바둑도 잘하셔서 함께 11시간 비행기를 탔는데 복도에서 9시간동안 바둑을 두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전 개막 행사에는 김 대표, 정 회장뿐만 아니라 정우택 국회부의장, 이태석 전 의원, 이인선 의원, 유상범 의원, 송석준 의원, 태영호 의원, 박덕흠 의원, 이용호 의원, 한무경 의원, 구자근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일정상 먼저 사진전을 찾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