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제조사 레노버가 英 스포츠카 브랜드와 손잡은 사연은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 신제품 3종
신제품에 애스턴마틴 방열기술 녹여

최지현 기자|2023/06/27 18:31
레노버가 27일 워크스테이션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전시된 애스턴마틴 차. /사진=최지현 기자 @chojyeonn
PC 제조업체 레노버가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과 손을 잡았다. 내연기관 차량의 방열 기술을 활용한 고성능 섀시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업으로 레노버는 HP와 델 등 경쟁 업체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인텔 최고 사양 프로세서를 탑재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레노버는 27일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씽크스테이션 PX·씽크스테이션 P7·씽크스테이션 P5 등 워크스테이션 신제품 3종을 소개했다. 워크스테이션은 높은 수준의 컴퓨팅 작업을 처리하는 전문가를 위한 고성능 컴퓨터를 뜻한다.

신제품 본체의 3D(3차원) 그릴은 영국 애스턴마틴 DBS 그랜드 투어러(GT)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육각 통풍구를 설치해 작업 시 발생하는 열기가 외부로 배출되도록 공기를 순환시키고,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메모리·스토리지가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내연 기관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열을 효율적으로 컨트롤 하는 것"이라며 "컴퓨팅 시스템 역시 고성능화되면서 발열 문제가 많이 일어나는데, 그 발열을 잘 조절하는 것이 성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애스턴마틴과의 협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 결과 경쟁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120코어의 인텔 4세대 CPU를 탑재할 수 있는 섀시를 개발하게 됐다. 또 최대 4개의 엔비디아 RTX 프로페셔널 GPU를 지원한다. 신 대표는 "경쟁사들의 섀시는 인텔의 고성능 CPU를 담아내지 못하지만, 레노버는 애스턴마틴과의 협업으로 발열과 소음을 낮춰 최고 사양인 인텔 4세대 프로세서를 소화한다"고 말했다.

한국레노버가 27일 출시한 워크스테이션 신제품 '씽크스테이션' 3종. /사진=최지현 기자 @chojyeonn
레노버는 경쟁사 대비 강점으로, 전원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저장장치를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 기능'과 전원 공급 장치가 2개인 '듀얼 파워 서플라이 기능', 원격 근무를 지원하는 'TGX 원격 솔루션'도 꼽았다. 기존 서버에만 제공하던 기능을 워크스테이션으로 확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는 "서버실에 들어가면 서버가 된다"며 "서버실 랙에 일렬로 세워 두고 작업 시 유용할 수 있게 뒷면에도 파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규식 대표는 이날 공개한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추격하겠다고 했다. 신 대표는 "현재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레노버가 3등 정도 하고 있는데 1,2등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그만큼의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유명 미디어 회사에 워크스테이션을 납품하면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한국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워크스테이션 PC 시장 점유율은 HP가 1위, 델 테크놀로지스가 2위를 기록했다. 레노버는 3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오른쪽)와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가 신제품 론칭행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최지현 기자 @chojyeo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