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년들 도움으로 꽃단장…따뜻한 손길에 농촌 어르신 웃음꽃

부여 농촌재능나눔 캠프
농식품부 주최 대학생 봉사활동
기초 검진·이미용 분야 등 참여
"농촌 어르신들과 소통 넓힐 기회"

이정연 기자|2023/07/05 17:40
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농촌재능나눔 대학생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어르신들에게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정연 기자
"어르신, 어떻게 해드릴까요?" "나 여기 흰 머리 좀 염색하고 싶은데."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의 한 체육회관. 염색을 하러 온 어르신들과 미용 봉사를 하러 온 청년들로 가득 차 모처럼 활력이 넘쳐흘렀다. 오랜만의 단장이어서인지 거울을 보는 어르신들의 표정에도 웃음꽃이 피어났다.

미용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지만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염색약, 파마약을 속속 집어드는 솜씨는 전문가들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학생들의 안내를 받으며 파마롤을 말고 있던 한 어르신은 "머리가 어떻게 나올 지 기대된다"며 "학생들이 와서 꽃단장을 해주니까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농촌재능나눔 대학생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어르신들에게 스트레칭 교육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이정연 기자
2층에서는 간호학과 학생들이 수건을 활용한 스트레칭 교육에 한창이었다. 봉사에 참여한 조 모씨(21·여)는 "물리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저희가 따로 공부해 왔다"며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건강한 삶을 누리시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사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선 "중학생 때부터 노인복지센터 같은 곳에서 봉사를 해왔는데 대학생이 되고나서도 그냥 꾸준히 하게 된 것"이라며 "제 꿈이 간호사인데 제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오게 됐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이번 봉사활동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농촌재능나눔 대학생 캠프'를 계기로 이뤄졌다. 청년들은 이 곳에서 3박 4일을 보내며 한방진료·기초검진 등 건강분야, 플로깅 벽화그리기 소방방재활동과 같은 주거환경 개선 분야, 지역아동 교육과 세대공감 등 복지증진 분야 등에서 활약했다. 34개 동아리, 172명으로 꾸려진 청년 봉사단원들은 각자의 재능을 소중한 나눔으로 활용했다.

이날 열린 발대식에는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을 비롯해 소명수 부여부군수·구길모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자원개발원장도 참석해 축사를 건넸다.

이 국장은 "4일에 걸쳐서 여러 봉사활동 하시는 대학생 여러분들이 이렇게 와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무더운 날씨에 건강도 반드시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구길모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자원개발원장은 "재능나눔인 여러분들이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드는 주인공"이라며 "농촌에서 느꼈던 경험을 뒷 사람과 공유하며 또다른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명수 부여부군수는 "은산면은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를 당했을 때 전국 각지 4000여명의 봉사자의 따뜻한 손길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고마움을 간직한 지역"이라며 "젊은 재능나눔인 여러분의 열정 가득한 손길이 농촌 어르신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물하여 농촌의 활력을 다시 찾고 농업 농촌의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를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대식이 끝나고 환경정화 활동을 기획해 왔다는 동아리의 관계자는 "아무래도 농촌 지역이다보니 저희 같은 청년 세대가 적은 걸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길가 다니면서 어르신들과 많은 소통 나누고, 세대 간격을 좁히는 데에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