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라이칭더 美 경유, 中 도발 명분 안 돼…거리상 일상적”

중국 외교부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 반대"

이장원 기자|2023/07/18 09:12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16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민주진보당 행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A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의 미국 경유에 대해 "중국이 이를 도발적 행동의 명분으로 삼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수십년간 10명의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했다. 이동 거리를 고려할 때 경유하는 것은 일상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며 현상을 변경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은 다음달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경유해 파라과이를 방문한다고 대만 외교 당국이 앞서 밝혔다. 파라과이는 남미에서 유일한 대만의 수교국이다.

라이 부총통은 다음달 14일 파라과이에 도착해 15일 산티아고 페냐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대만 외교 당국이 전했으나, 미국 경유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위다레이 대만 외무차관은 "부총통은 이미 미국을 10차례 경유했고, 이번이 11번째"라며 "관례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불필요하게 시비를 걸 이유나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어떠한 형식의 미국과 대만 사이 공식 왕래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마오 대변인은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가 어떠한 명목과 어떠한 이유로도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와 그 분열 행위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을 비교적 강하게 주장해온 라이 부총통은 지난 4월 민진당 총통 후보로 확정된 후 "대만은 이미 주권국가"라며 "주권 국가인 대만에 통일과 독립의 문제는 없으며 민주주의가 관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라이 부총통과 미국의 밀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