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영업이익률 ‘글로벌 톱티어’…토요타·테슬라·GM 추월

기아, 영업이익 사상 첫 3조 넘어서
대당 판매가격 및 RV 비중 역대 최고치
현대차 매출 42조 영억이익 4조
SUV 등 고부가차량 판매 증가 주효

강태윤 기자|2023/07/28 06:00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테슬라 등을 제치고 글로벌 톱티어(세계 최고 수준)에 랭크됐다. 재료비 등 각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차량 판매가 대폭 증가했을 뿐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 체계 개선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되면서 양적·질적성장 모두를 잡았다. 업계에선 굳이 할인을 안해도 제값 주고 살만큼 품질이 프리미엄급으로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10.0%와 13.0%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9.6%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토요타·폭스바겐·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보다 높은 실적이 기대되는 업체는 벤츠와 BMW 정도다.

이날 기아는 콘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26조2442억원)과 영업이익(3조403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와 52.3% 증가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 확대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대당 판매가격(ASP)은 글로벌 시장 기준 전년 대비 10.3% 상승한 346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중국 제외) 역시 역대 최고치인 68.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4.4% 상승한 1315원을 기록하며 원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13.0%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기아 관계자는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확대와 인센티브 절감 등 수익 구조 개선이 지속된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현대차는 2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17.4% 증가한 42조24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조2379억원으로 42.2% 급증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10%로 2013년 2분기(10.4%) 이후 10년만에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고 우호적인 환율 환경 덕분이다. 현대차는 2분기 판매량은 105만97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특히 마진이 높은 SUV·제네시스 등의 판매가 12.7%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빈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초 공개한 연간 손익 목표를 상향했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기존 6.5∼7.5%에서 8∼9%로 올렸다. 기아는 9.5%에서 11.5~12.0%로 수정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브랜드 신뢰도·선호도 상승을 바탕으로 전 모델에 걸쳐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며 최대 실적을 달성한 2분기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