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공격 때문에 휴전 어려워, 러시아는 대화 거부 안 한다”

이장원 기자|2023/07/30 16:2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프리카 정상들이 내놓은 평화 중재안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재안 내용에 휴전이 포함됐다고 전하며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공세를 펼치고 있고, 러시아가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재안이 "중국의 계획 등과 마찬가지로 평화를 탐색하기 위한 과정에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방안의 실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대반격 상황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최근 이틀간 전선에서 심각한 변화나 작전 강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적이 전투 능력을 회복하기 위한 곳으로 공격부대를 철수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인력과 장비 모두 크게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4일 이후 우크라이나가 전차 413대와 장갑차 1300대를 잃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등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항상 어떤 시나리오에도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아무도 이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때 미국 측의 주도로 이러한 충돌을 막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한 바 있다"며 "관련 부서 책임자들이 직접 소통하면서 어떤 위기 상황에도 협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대면 참석하지 않고 화상으로만 참석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선 "지금 러시아에 있기보다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에겐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이 문제가 ICC 회원국 방문에서 푸틴 자신과 방문국의 고민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푸틴은 오는 9월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서는 "아직 모르겠다"며 "생각해 보지 않았다. 두고 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