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어 부산 청약시장도 열기 후끈… 곳곳서 ‘완판’

분양 당시 미달 등 저조한 경쟁률에도 계약 마감 잇달아
서울 청약 흥행·고분양가 추세에 수요 몰려
"집값 저점 인식 확산에 신축 갈아타기 수요 늘듯"

전원준 기자|2023/08/01 16:44
부산 아파트 청약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분양 당시 저조한 청약 성적을 거뒀던 단지들이 속속 '완판'(분양 100% 완료)에 성공하고, 신규 분양 단지도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로 조기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달아오른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 열기가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지난 5월 부산에서 선보인 '부산 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더퍼스트' 아파트의 분양 계약을 모두 마쳤다. 시장에선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시 907가구 모집에 1038명만이 접수해 1.14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용면적 84㎡C형은 전체 295가구 중 130가구가 미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물량 소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불과 2개월 만에 모든 물량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미달로 평균 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넘기지 못했던 단지도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두산건설이 지은 부산 남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는 지난 3월 말 1순위 청약 당시 1878가구 모집에 967개의 통장만 몰려 경쟁률이 0.51대 1에 그쳤다. 전용면적별로 59㎡A·84㎡A형을 제외하고 모든 평형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4개월 만에 모든 물량이 집주인을 찾는 데 성공했다.
부산에서 완판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부산 남구 '대연 디아이엘'은 1206가구 모집에 1만8837명이 몰려 1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부산 청약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으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청약 흥행이 이어지자 최근 들어 이곳에서도 분양 문의가 부쩍 잦아졌다"고 전했다.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고분양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청약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부산지역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62만17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가량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산에는 낡고 오래된 주택이 많아 신축 단지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풍부한 편"이라며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 저점 인식도 확산하고 있어 달아오르기 시작한 부산지역 주택 청약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