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유럽 폭염·산불에 경제 타격 우려…관광산업 비상
"남부 유럽 폭염으로 관광객 이탈 우려"
선미리 기자|2023/08/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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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AP통신은 올 여름 기록적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해외 관광객의 항공편 및 숙박 예약 취소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그리스의 경우, 에게해의 대표적 휴양지로 꼽히는 로도스 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며 주민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로도스 섬은 올 휴가철 성수기에 지난해 대비 8~10% 더 많은 해외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달 17일 발생한 산불로 주민과 관광객 등 2만여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그리스 당국은 대형 산불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본 면적은 로도스 섬 전체의 15% 미만에 불과하다며 관광객들에게 다시 로도스 섬을 방문할 것을 호소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산불로 휴가를 망친 관광객들에게 내년 봄 혹은 가을 로도스 섬에서 일주일간 무료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스와 인접한 이탈리아의 관광산업도 산불 피해에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포워드키스는 지난달 말 이탈리아로 향하는 항공권 예약이 감소추세를 보였으며, 산불이 발생한 지역과 먼 곳에 위치한 이탈리아 여행지의 예약추세도 느려졌다고 분석했다.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도 관광산업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의 호텔·관광연합 회장인 안토니아 마요르는 "매년 여름 폭염이 반복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예약 플랫폼인 호텔 플래너의 팀 헨첼 CEO(최고경영자)는 8월에 들어서도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부 유럽의 폭염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시원한 북유럽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EU(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는 올해 7월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전 세계 인구의 81%에 해당하는 65억명이 최소 하루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