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자 ‘0명’ 속출…지방서도 광역시-중소도시 양극화
광주·부산 등지 잇단 '완판'과 대조
6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 7404채…연말 대비 19%↑
전문가 "투자·실거주 등 수요 기대 어려워…침체 심해질 것"
전원준 기자|2023/08/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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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남 거창 '대동리 나리안길 107동' 아파트는 지난 8~9일 48가구에 대한 1·2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접수자는 단 1명도 없었다. 거창군 내에서도 외곽에 위치하고 10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소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모양이다.
다른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남 남해 '남해 타운하우스'(76가구)도 지난달 18~19일 1·2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접수자는 '0명'이었다. 이달 초 이어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평균 경쟁률이 1.14대 1에 그쳤다. 이밖에 경북 '울진 하버펠리체'도 지난 8~9일 67가구를 대상으로 1·2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청약 신청자는 단 1명에 그쳤다.
가뜩이나 수도권-지방 간 청약 수요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지방 내에서도 지역별·단지별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업계 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 경색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말(6226채) 대비 19% 증가한 7407채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방 중소도시 청약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방 중소도시에선 인구소멸 현상이 짙어지고 있어 투자·실거주 등 모든 유형의 수요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 계획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중소도시 청약시장 침체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