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5400명 뽑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인재’ 경쟁력 고삐

1년 새 직원 6166명 증가…DS 87%
DS 직원 수·비중 매 분기 늘고 있어
평택캠퍼스 신규라인 증설에 인력必
올 6월 DX 직원은 전년비 743명 확대

최지현 기자|2023/08/20 16:44
삼성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1년 사이 반도체 담당 직원만 5000명 넘게 늘렸다. 현재 평택사업장을 중심으로 꾸리고 있는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뒷받침할 인력이 필요해서다. 특히 평택 캠퍼스 증설에만 약 6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알려져, 인재 발굴 및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DS부문의 직원 수는 7만3544명으로, 전년 대비 5423명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직원이 6166명 증가했는데 이 중 87%가 반도체 인력이다.

삼성전자 전체 인력 내 반도체 비중도 매 분기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기준 전 직원 12만4070명 가운데 DS부문 비중은 59.2%로, 지난 2018년(50%)과 비교해 9%p(포인트) 뛰었다.
삼성전자가 인력을 크게 늘리는 이유는 평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증설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현재 평택캠퍼스에 3개의 라인을 돌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3개의 공장을 추가로 더 지을 계획이다. 내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평택 4공장 라인 공사를 진행 중이며, 착공을 앞둔 5공장도 터 다지기 등 기초 공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장 25개 크기로 알려진 평택 3라인은 기존 2라인과 비교해 약 1.7배 큰 규모다. 이곳에선 메모리 시장의 차세대 공정으로 떠오르는 EUV(극자외선) 기반 D램과 EUV 파운드리 생산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클린룸(무균청정공간)을 기존 12개에서 18개로 증설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약 6000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클린룸 1개당 약 1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서도 지난해 7월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 3라인의 가동에 맞춰 직원을 대거 채용했다.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뽑은 직원 수만 1만 명이 훌쩍 넘는다.

인력 확충은 기술 경쟁력과도 연계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아무리 최첨단 설비를 갖춰도 이를 뒷받침할 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당초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신규 공장에 당장 투입할 인력이 없어 계획을 오는 2025년으로 늦춘 상태다.

삼성전자는 당장 채용 외에도 육성 단계에서부터 반도체 인재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내 대학교와 연계해 반도체 학과를 설립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학과 학생을 대상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수장인 경계현 DS부문 사장과 임원진이 직접 학교에 찾아가 강연에 나서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침체로 메모리사업부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삼성전자의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반도체 사업"이라며 "모바일과 가전 사업도 중요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선 고부가가치 사업인 반도체 위주로 투자 범위를 넓혀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