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용어] ‘골대이동론’과 2% 美 물가

정우택 객원논설위원

논설위원실|2023/08/24 17:00
◇ 골대이동론
'골대이동론'은 한 곳에 고정돼 있어야 할 축구 골대를 옮긴다는 말로 경제나 국제관계 등에서 주로 쓰입니다. 미국 연준(Fed)이 물가 목표를 2012년 이후 계속 2%로 잡고 있는데 이젠 이 목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운동장 공사, 홍수 등으로 불가피하게 골대를 옆으로 옮겨 경기할 때가 있는 것처럼 물가 목표도 변경돼야 경제가 압박을 덜 받는다는 주장이지요. 물가를 2%에 고정하면 경제 활성화는커녕 되레 경제를 망가진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미국이 물가 목표를 변경할지는 연준만 압니다. 미국에선 물가상승률은 불변의 가치가 아니라는 말이 나옵니다. 또 물가상승률 2% 목표는 과학이 아니고, Fed의 정치적인 판단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목표를 바꾸라는 압박이지요.

국제관계에서 일본은 한국이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새로운 얘기를 꺼내면 골대이동론을 들고나오는데 이미 끝난 일을 정권이 바뀌면 다시 문제 삼는다는 뜻입니다.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원칙을 지킨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골대이동을 경계한 것입니다.



◇ 환경스와프
'환경스와프'(Debt for Nature Swap·DNS)는 채무를 환경 기금과 맞바꾸는 것으로 원래는 '환경-채무 스와프'입니다. 선진국 정부나 비정부기구(NGO), 환경단체, 금융기관 등이 개발도상국 부채 일정 부분을 떠안고 그만큼을 현지 화폐로 돌려주면 개도국은 이 돈을 환경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환경을 살리는 노력인데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가봉 정부가 환경스와프를 체결했는데 고래 살리기 등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환경스와프는 개도국엔 채무를 낮추며 지원받은 돈을 환경보호에 사용하고, 국제기구나 정부는 개도국 부채를 해결하면서 환경보호에 돈을 쓸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