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송출수수료로 잇단 ‘송출 중단 통보’…결단 내린 공영홈쇼핑 “중단 없다”

이수일 기자|2023/08/29 06:00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가 지난 2월 서울시 마포구 소재 회사 본사에서 창립 8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제공=공영홈쇼핑
공영홈쇼핑이 강공을 선택한 경쟁사들과 다르게 유료방송업계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순리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모바일 퍼스트(우선) 전략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기로 했다.

28일 공영홈쇼핑에 따르면 회사는 유료방송업체들에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하지 않기로 했다. 유료방송업체들과 계약 기간이 있는 만큼, 방송 송출 중단 통보는 회사 운영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케이블TV업체에게 '송출 중단'을 통보한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과 다른 선택이다. 업체별 방송 송출 중단 시기를 보면 현대홈쇼핑은 오는 9월 말 이후부터, 롯데홈쇼핑은 오는 10월 1일부터, CJ온스타일은 이르면 10월부터다. 통보 대상은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현대홈쇼핑·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이다.
송출수수료가 과하다는 것이 이들 홈쇼핑업체의 판단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은 65.7%에 이른다. 2013년(28.3%)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IP(인터넷)TV업계의 경우 방송 매출이 줄었지만 가입자가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송출 수수료를 더 올리기를 바라고 있는 반면, 케이블TV업계의 경우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송출수수료 인하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방송 송출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기 어려워서다. 유료방송업계 다른 관계자는 "송출을 중단하기 위해선 홈쇼핑 이용 약관을 변경해야 하고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정부가 단순히 실적 하락 등을 이유로 해 주진 않을 것 같다"며 "민간 업체여서 정부 중재도 쉽지 않다. 업체간 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유료방송업계는 홈쇼핑업체들의 이번 통보를 '협상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관건은 송출수수료 인하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 이후로 홈쇼핑업체들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홈쇼핑업계가 대폭 깎자고 요구하고 있다면, 케이블TV업계는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영홈쇼핑도 2020년 이후 실적이 하락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비용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가 지난 2월 창립 8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10% 이상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만큼, 송출수수료는 소폭 인상이 예상된다.

그러나 공영홈쇼핑의 선택은 정면 돌파다. 디지털 전환(DT)을 위해 내년까지 최대 6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올해는 애플리케이션(영업·기타) 등을 구축하기 위해 약 14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7일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제2고객센터를 서울 동작구로 확장 이전했다.

공영홈쇼핑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흑자 기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인 공영라방의 올해 방송 횟수 목표를 지난해(980회)보다 늘린 1500~2000회 이상으로 설정했다. 민간 플랫폼과 연계해 동시송출을 강화한다.

숏폼 콘텐츠 형태의 공영라방 숏클립을 운영하고, 민관협력 판로확대를 통해 소상공인 지원 채널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모바일 비중은 지난해 약 39%보다 6% 포인트 상승한 45%로 잡았다. 지난 1일엔 예능프로그램과 판매방송의 형식을 결합한 콘텐츠커머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홈쇼핑의 주 고객인 4060세대뿐만 아니라 젊은층까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유튜브를 활용한 콘텐츠 커머스는 고객층을 넓힐 수 있는 만다"며 "공공판로의 확대를 위해 콘텐츠커머스를 시도·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