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대한항공, 친환경 연료 쓰고 항공기 재활용…ESG 경영 강화
SAF·신형 항공기 도입…탄소배출 감소
노후 항공기를 굿즈로…폐기물량 축소
손강훈 기자|2023/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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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이 같은 시대 흐름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친환경 연료로 항공기를 띄우고 항공 폐기물을 재활용한 기획 상품(굿즈)을 선보여 해외 항공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2021년부터는 매년 ESG 보고서도 발간하는 중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보고서에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환경 파괴 등 과거부터 수없이 반복돼 온 화두들은 더 이상 먼 훗날의 대응 과제가 아닌, 지금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 세대의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30일 대한항공은 IATA 총회에서 '2050 탄소중립(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을 결의했고, 다양한 탄소 감축 수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 비행기 비중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도입한 A220-300, A321neo, B787-9, B737-8은 좌석당 탄소배출량을 동급 기종보다. 15~25%까지 줄일 수 있다. 오는 2028년까지 A321neo 30대, B787-9 10대, B737-8 30대 등 총 90대의 신형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신형기 도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직접 발행한 점도 눈에 띈다.
2020년 12월부터는 화물 항공기에 탑재되는 일부 컨테이너의 경량화를 추진했다. 항공기 무게를 줄여 연료 효율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실제로 2021년 기준 연간 약 5000톤의 화물 탑재 중량을 감소시켰고, 이는 500톤이 넘는 탄소 배출 저감으로 이어졌다.
폐기물로 버려질뻔한 항공 자원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초에는 퇴역 항공기를 분해해 만든 첫 업사이클링 굿즈가 출시 하루 만에 모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3년간 총 10만682시간을 비행한 보잉 777 동체를 분해해 만든 네임택(Name Tag) 4000개가 이른바 '항공 덕후'들의 입소문을 타고 매진됐다. 같은 해 9월에는 보잉 747-400 항공기를, 올해 5월에는 보잉 777-200ER 항공기 자재를 활용한 네임택과 골프 볼마커를 선보였는데 매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부분 훼손으로 다시 사용하기 어려워진 기내 담요로는 보온 물주머니를 만들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노후 구명조끼는 화장품 파우치로 재탄생시켰고, 그 수익금을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항공기로 화물을 실어 나를 때는 폐비닐과 플라스틱 용기 등을 재활용한 친환경 비닐을 사용한다. 기내에 싣는 물품들도 다시 사용할 수 있거나 친환경 재질로 만든 제품으로 교체했다.
항공기 운용으로 쌓은 노하우와 무인항공기 개발로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이하 UAM) 연구개발에도 기여하고 있다. UAM은 소음과 배출가스가 적고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교통 수단으로 각광 받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를 오는 2040년 1조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8월 인천공항공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연구개발 협력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4월에는 국토부가 주관하는 UAM 감시정보 획득 체계 연구개발에도 참여했다. 범국가적 프로젝트인 'UAM 팀 코리아'에도 초기부터 참여해 탈 탄소 사회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