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합계출산율 0.70명…OECD 유일 0명대 이어져

이정연 기자|2023/08/30 12:19
/게티이미지뱅크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0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이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 0명대' 기록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 통계'와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전년동기보다 0.05명 감소했다. 이는 출생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2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2000년대 들어 1.1~1.2명대 사이를 등락하던 합계출산율 추이는 코로나19와 가파랐던 부동산 폭등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8년부터 0명대로 전환하며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24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1.17명(2016년)→1.05명(2017년)→0.98명(2018년)→0.92명(2019년)→0.84명(2020년)→0.81명(2021년)→0.78명(2022)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23년 2분기 출산율이 0.70명을 기록하면서 0.6명대 선까지 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만혼' 추세에 고령산모 출산율은 상승 추이

2002년부터 2022년 평균혼인·재혼연령 추이./제공=통계청

지난해 합계출산율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연령대들에서 출산율 감소 추이가 이어지는 한편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출산율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를 보는 연령별 출산율로 보면 30대 초반이 73.5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30대 후반이 44.1명, 20대 후반이 24.0명으로 뒤이었는데 20대 후반, 30대 초반 출산율은 전년대비 각각 3.4명(-12.5%), 2.6명(-3.4%) 줄어든 반면 30대 후반에서는 0.6명(1.4%) 증가했다. 40~45세도 0.4명(5.8%) 올랐다.

이처럼 평균 산모 연령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만혼' 현상이 자리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남성 기준 전년대비 혼인건수는 40대 초반(10.0%)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반면 20대 후반(-8.4%)에서는 가장 많이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에도 40~45세의 경우 전년대비 혼인건수는 5.2% 올라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평균초혼연령 역시 남자는 33.7세로 0.4세 상승하고, 여자는 31.3세로 0.2세 올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내년도부터 신규 사업으로 난임가구를 위한 냉동난자 시술에 대한 비용을 회당 100만원씩 2회 지원한다. 또한 주거·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생아 특별공급을 만들고, 출산 가구가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신생아 특례 정책대출 예산도 편성했다. '부모급여' 역시 만 0세 기준 월 100만원, 만1세 기준 월 5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다자녀 첫만남이용권 지원금액도 늘렸다. 첫째는 200만원, 둘째 이상부터는 300만원으로 지원이 확대됐다.

◇시도단위 유일 '1명대' 세종…전문가 "가임여성, 육아휴직, 양질의 보육인프라 영향"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지역별로 보면 광역단위에선 세종시(1.12명)가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명대를 기록했다. 군 단위별로는 전남 영광군(1.80명), 전북 임실군(1.56명) 순으로 높고, 서울 관악구(0.42명), 대구 서구(0.46명) 순으로 낮았다.

전문가는 이 같은 배경에 양육친화적 보육인프라와 가임여성과 육아휴직 등이 자유로운 공무원 직종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명예교수는 "세종시는 지자체장들이 굉장히 아동친화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어 보육인프라가 잘 돼있고 무엇보다 가임여성과 육아휴직이 자유로운 직종인 공무원들이 포진해 있는 특징이 있다"라며 "직장보육시설이 환경적으로도 좋지만 더 상세히 들여다보면 어린이집 교사 수준도 높고, 무엇보다 자녀를 둔 부모와 교사 간 불신이 아닌 상호협력적 동반관계를 맺는 점이 결합돼 수준 높은 보육환경이 뒤따르고 있는 점도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