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MZ세대 저출산 극복 경진대회’ 성료…‘생식세포 냉동보관 출산지원’ 최우수상
경제단체 최초 저출산문제 해결 논문대회 개최
MZ세대 심사위원단 50명이 직접 수상작 선정
구자열 회장 "미래세대 결혼·출산 인식변화 끌어내야"
정만기 부회장 "'임산부 특권사회, 좋은 일자리 필요"
박진숙 기자|2023/08/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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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진대회는 미래 무역 기반 확충을 위해 협회가 경제 단체 최초로 실시한 것으로, 결혼과 출산의 당사자인 MZ 세대가 스스로 인구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6월 26일부터 7월 28일까지 진행된 논문 접수 결과, 총 109건의 논문이 접수됐으며, 주제 참신성, 과감성, 실현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1·2차 서면 심사를 거쳐 최종 10개 팀을 선정했다. 10개 팀은 경진대회에서 MZ 세대로 구성된 심사위원 50명의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으로 선정됐으며, 수상자에게는 소정의 상금과 함께 한국무역협회 회장상을 수여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20대 대상 건강검진 지원 및 검진 항목에 '가임력'을 추가해 동 연령 대비 본인의 건강 상태와 가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MZ 세대가 친숙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건강상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급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또 "MZ 세대는 결혼과 출산보다 젊은 시절 개인의 성공과 성과에 더 관심이 많은데, 건강한 20대~30대 초반에 남녀 생식 세포를 냉동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하해 젊을 때 개인의 커리어를 완성하고, 40대 이후 출산에 관심이 생기면 기존에 보관한 생식 세포를 활용해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궁극적으로 난임과 노화로 인한 출산 포기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수상으로 선정된 숙명여대 송스란 발표자는 "지난 10년간 첫째 아이 출산은 38% 감소한 반면, 둘째 아이 출산은 51%나 감소했다"며 "첫째 출산 후 30개월 이내에 둘째를 출산할 경우 육아휴직 급여를 150% 수준으로 지급하는 한국식 '스피드 프리미엄' 제도 도입 등 둘째 자녀 출산 지원을 중심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려상을 받은 별빛바람팀(숭실대 이상훈 등)은 "국가의 저출산 관련 예산 집행을 '소진'이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보며,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을 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소아청소년과 의사 별도 양성, 대학 연애 교양과정 신설, 혼인 출산에 대한 긍정적 방송 프로그램 방영, 정부 주도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안전한 만남 지원 등 연애·결혼·출산 장려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과 소비 인구 감소로 인해 무역과 내수가 위축되는 등 우리 사회는 큰 위기에 직면했는데, 저출산 문제는 기업과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에 우리 기업과 사회 구성원 모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미래 세대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협회도 저출산 관련 정책 건의 등 출산·양육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가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공동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오늘 MZ 세대들은 기대 이상의 좋은 문제 지적과 개선책을 발표해주었다"고 평가하면서 "낙태 아동 숫자가 적게는 수만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으로 추정되는 현 상황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실제 아이를 가진 임산부가 출산을 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혼인율과 관련해서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경우 대기업 재직자의 혼인율이 중소기업 재직자 대비 1.43배 높으나, 우리 대기업의 고용률은 13.9%로, OECD 평균 30.6% 대비 현저히 낮고 대부분 근로자들이 10인 이하 초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법인세 누진 구조, 대기업 집단 지정제도 등 대기업 차별 규제 폐지 등을 통해 기업의 성장 여건을 조성해 젊은 층에게 좋은 직장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다음 달부터 7만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출산·양육 친화 모범 수출기업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양육 친화적 문화가 무역업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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