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효율적 배전망 운영 위해 ‘소규모 분산 전력 공급’ 추진

분산에너지 설치의무·전기요금 절감 위해 활성화 전망
중앙집중식 전력공급 방식 대비 공급 안정성·효율성↑
구미·여수·대구 산단 대상 '지역단위 MG' 실증사업 추진

이서연 기자|2023/09/14 17:33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한국전력공사
분산에너지특별법 통과로 분산전원의 설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지역단위 마이크로그리드(MG) 활성화 추진에 나선다.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 준수와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일정부분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MG설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G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융·복합된 차세대 전력 체계다. 기존 대규모 발전소 위주의 중앙집중식 전력공급 방식에 비해 공급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다.
14일 한전에 따르면 지역 단위 MG 운영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변동의 영향을 받는 전기요금의 의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자원 무기화 등에 지역사회 규모로 대처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분산에너지 수용성 및 계통복원력 강화, 에너지 안보 등에 있어 지역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단일 마이크로그리드 보다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전력 생산과 소비의 분산화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역단위 마이크로그리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한전은 정부와 협업해 '산업단지 혁신 종합대책'에서 대표 산단으로 지정된 구미·여수·대구 등을 대상으로 지역단위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단위 MG가 활성화되고 있는 해외의 경우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해 거버넌스를 우선 확립한 후, 이를 고려해 운영 플랫폼 구축과 사업모델을 결정하는 형태이다.

반면 지역단위 MG 구축 초기 단계인 국내는 산단을 대상으로 한전 주도의 MG 운영 플랫폼을 구축 중이나,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MG 사업을 통한 편익 확보가 크지 않다. 이에 민간사업자 주도의 지역단위 MG 운영은 소극적인 상황이다.

전력혁신본부 MG 연구원은 "한전 주도의 지역단위 MG 실증사업 수준에서 더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의 MG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분산에너지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도매시장 개편 및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지역단위 MG 운영을 위해서는 기술적인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운영주체 확립 △플랫폼 체계 △사업모델 △MG 요금체계 등 정책적 측면에서의 준비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총 15개소 산단 대상의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1개소당 300억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산단 기업을 대상으로 PPA 거래, e-효율 개선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전 역시 수익 창출을 위한 e-Market 플랫폼과 안정적인 계통 운영을 위한 MG 플랫폼을 다수의 산단에 구축·운영할 예정이다.